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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가 불복하자 징계 철회"…도핑 발표 늦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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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피겨 단체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끝난 뒤 아쉬워하는 발리예바. 그는 이날 점프 착지 과정에서 한 차례 넘어지고도 압도적인 점수 차로 1위에 올랐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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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발리예바가 이번 대회 전 진행한 도핑 검사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공식 발표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혀온 발리예바는 남자 선수들도 어려워하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피겨 천재'다. 지난 7일 끝난 피겨 단체전에서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압도적인 1위에 올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러나 IOC는 8일로 예정됐던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돌연 연기하고 "국제빙상연맹(ISU)과 법적으로 논의 중인 돌발 사안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이후 AP통신을 비롯한 여러 외신을 통해 발리예바의 도핑 적발 의혹이 보도됐지만, IOC는 10일 "현재 법적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언급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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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의혹 속에도 11일 공식 훈련에 참가해 여자 싱글 경기를 준비한 발리예바.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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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는 11일 발리예바의 도핑 적발을 공식화하면서 앞서 설명한 '법적 논의'의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했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지난 8일 양성 반응을 확인한 뒤 발리예바에게 잠정적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9일 이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자 RUSADA는 회의 끝에 징계를 철회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베이징올림픽 도핑검사를 진행하는 국제검사기구(The International Testing Agency·ITA)와 IOC는 즉각 RUSADA의 결정에 반발했다. ITA는 "RUSADA의 징계 철회가 부당하다"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발리예바가 출전하는 여자 싱글 경기는 오는 15일 시작한다. CAS는 그 전에 긴급 청문회를 열어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와 ROC의 피겨 단체전 금메달 박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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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의혹 속에도 11일 공식 훈련에 참가해 여자 싱글 경기를 준비한 발리예바.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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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다. 운동선수들의 신체 효율을 향상하는 효과가 인정돼 2014년 1월 도핑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발리예바는 일단 10일과 11일 공식 훈련에 정상 참여해 여자 싱글 경기를 준비했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2019년 9월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에 휘말려 2020년 12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2년간 올림픽·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제재를 받았다. 다만 징계 범위가 국가 자격으로 제한돼 선수들은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OC)'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유니폼에 러시아 국기를 달지 못하고, 금메달을 따도 국가(國歌)를 틀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ROC 간판 스타 발리예바의 금지 약물 복용이 적발됐다. 세계 정상의 선수까지 연루된 러시아의 도핑 스캔들은 현재 진행형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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