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화가 14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심문기일에 참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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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화(28)와 IBK기업은행이 법정에서 선수 자격 여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13일 훈련 중 팀을 떠난 조송화의 복귀를 요청했으나 조송화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서남원 감독이 팀을 떠났고, 조송화는 돌아오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이미 김사니 감독대행까지 물러난 상황에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고, 지난달 13일 계약해지를 진행했다.
조송화는 이에 대응해 지난달 24일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치료를 위해 훈련을 중단했고, 무단 이탈이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선수 자격을 회복함과 동시에 잔여 연봉을 받을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14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조송화 측이 제기한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심문기일을 열었다. 조송화와 IBK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도 법정을 찾았다.
양쪽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구단 이탈 사유, 그리고 서남원 감독의 해임이 조송화의 복귀에 영향을 끼쳤는가다.
서남원 감독(왼쪽)의 작전지시 때 시선을 피하는 IBK기업은행 조송화. [사진 KOV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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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송화의 법률 대리인 조인선 법무법인 YK 파트너 변호사는 "구단이 (계약해지 이유로) 꼽은 게 성실과 계약이행, 품위 유지 부분이다. 조송화는 성실과 계약 이행을 충실히 했다. 11월 16일 페퍼저축은행전에 합류했을 때 지시가 있었으면 뛰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 뒤 서남원 전 감독이 있는 곳에서 종례도 했다. 부상과 질병으로 인한 특수 상황을 제외한 일반적인 훈련도 모두 했다"고 주장했다.
조송화 측은 "품위유지 부분은 구단이 지적한 것처럼 미흡했다. 하지만 이는 구단이 '언론 대응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기 때문이다. 구단과의 신뢰 관계를 깨지 않으려고 언론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을 보탰다.
조송화 측은 "서남원 전 감독이 조송화를 주장으로 선임하고 주전 세터로 기용했다. 서로 격려 문자를 보낼 만큼 사이가 좋았다"며 항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수가 언론을 통해 계약해지 사실을 알았다. 어떤 서류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조송화에게 "(팀을 이탈한) 2021년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계속 아팠나"라고 물었다. 조인선 변호사가 "아팠다"라고 답하자 판사는 "20일에도 아팠는데 복귀 의사를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조 변호사는 "구단이 서남원 전 감독 경질을 발표한 건 21일이었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서 감독 경질 사실을 알았다. 서 감독의 경질과 조송화의 복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IBK기업은행 구단 측은 반박했다. 구단의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율촌의 권성국 변호사는 "구단 내부에서는 20일에 감독 경질을 결정했다. 조송화에게 구단 내부 소식을 전할만한 인사들이 꽤 있다. 구단의 설득에도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던 조송화가 감독이 경질되자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IBK기업은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받아쳤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항명이다. 선수가 구단 관계자에게 '감독님과 못하겠다'고 말했다. 녹취록이 있다. 그동안 구단의 설득에도 복귀하지 않던 선수가 서남원 전 감독이 경질되는 분위기가 되자 팀 복귀 의사를 밝혔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구단 측은 "프로 구단에서 감독과 갈등을 빚고, 항명한 선수가 '감독이 경질됐으니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이를 받아주면 구단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라며 "팬도 선수의 복귀를 원하지 않는다. 항명을 이유로 무단이탈한 선수와 계약을 해지한 사례는 많다"고 받아쳤다.
IBK기업은행측은 "조송화와 계약 해지를 2021년 12월 13일에 했지만, 11월 22일에 조송화와의 계약해지 의사를 공표했다. 다만 당시 임의해지 절차를 밟고자 했지만, 구두로 은퇴 의사를 밝혔던 선수가 마음을 바꿔 서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서 임의해지 공시를 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법원은 일주일 내로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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