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4경기도 "출전 선수 부족"으로 연기
토트넘 이어 첼시·리버풀까지 코로나19 덥쳐
"내년부터 재개하자" 힘 실리는 셧다운 방안
리버풀 팬들이 12일 영국 머지사이드주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모하메드 살라(가운데) 등을 응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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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전원 관중 체제로 경기를 진행하며 '위드 코로나'의 상징으로까지 여겨졌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각 구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서 11명 선발 명단을 구성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주에만 모두 9경기가 연기됐다. 한 달 동안 EPL 경기 모두를 중단하자는 '셧다운'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레스터시티와 2021~22 EPL 17라운드를 치를 예정이었다. 토트넘 선수 9명, 레스터 선수 7명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이었지만 EPL 사무국은 "경기가 가능하다"며 강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경기 직전 레스터 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고 성인 1군 선수만으로는 경기에 필요한 11명을 구성할 수 없게 됐다. 결국 EPL 사무국은 킥오프 6시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경기를 연기했다.
이 밖에 사무국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브라이튼전 △사우스햄튼-브렌트퍼드전 △왓퍼드-크리스털 팰리스전 △웨스트햄-노리치 시티전 △에버턴-레스터 시티전 등 5경기에 대해서도 연기를 결정했다. 사무국은 "맨유와 브렌트퍼드, 왓퍼드, 노리치 시티, 레스터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 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취소된 4경기와 주말 4경기를 포함해 이번 주에만 9경기가 취소된 것이다.
맨유에선 선수와 스태프 등 19명이 이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첼시에선 로멜루 루카쿠와 티모 베르너, 캘럼 허드슨-오도이, 벤 칠웰 등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리버풀에선 버질 판데이크, 파비뉴, 커티스 존스가 코로나19 양성 의심 반응을 보여 격리에 들어갔다. 카이 하베르츠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토트넘에서 시작된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이 다른 구단에서도 대거 발생하면서 EPL 이사회의 안일한 대응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구단의 요구에도 경기를 강행시키며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확진자 이름을 비밀에 부치는 EPL의 관행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계적 명장으로 꼽히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누가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알지 못한다. 나라면 밝힐 것이다. 누구도 그것을 숨겨선 안 된다. 지금 상황이 정확히 어떤지 안다면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그를 잠정 중단시키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미국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해 "점점 더 많은 EPL 구단들이 '셧다운'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주말부터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가 열리는 내년 1월 8∼9일까지 일정을 멈추고, 15일부터 리그를 재개하자는 게 골자다. 다만 EPL 사무국은 리그 중단 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가장 많은 경기가 예정됐던 12월 EPL에 코로나19가 덮치면서 향후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연기된 경기는 A매치 기간이 없는 4월에야 재개될 전망이다. 이미 2차례나 경기가 연기된 토트넘은 향후 EPL 사무국의 결정에 따라 최대 6번의 순연 경기를 치를 수도 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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