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호철 전 남자배구대표팀 감독./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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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IBK기업은행이 새 사령탑에 김호철(66) 전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임명한 것과 관련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내홍을 수습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스포츠계 폭력을 방조하고 묵인한 전력이 있는 감독에게 기회를 줬다는 비판이 함께 제기됐다.
지난 8일 기업은행은 김 감독에게 2023-2024시즌까지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감독 제의를 받고 고민했는데 (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아내(임경숙 씨)와 (배구선수 출신인) 딸(미나씨)이 힘을 줬다"며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고 한편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하루속히 팀을 재정비해 IBK 명문 구단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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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직 복귀…재조명된 태릉선수촌 폭행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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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spor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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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선임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그가 대표팀 감독이었던 2009년 당시 코치였던 이상열 전 KB손해보험 감독의 폭행을 묵인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2009년 9월 태릉선수촌에서는 아시아 남자배구 선수권대회를 위해 소집된 박철우(36·한국전력)가 이 전 감독에게 피멍이 들도록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박철우는 김 감독을 찾아가 이 전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김 감독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철우를 달래며 사건이 커지지 않게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다. 박철우는 결국 선수촌을 뛰쳐나와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을 알려야만 했다.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던 이 전 감독은 2년 만인 2011년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 역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을 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감독직은 그대로 유지했다.
김 감독은 이후 러시앤캐시(우리카드 전신), 현대캐피탈을 거쳐 대표팀 감독직을 한 차례 더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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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이탈은 NO…폭행 방조는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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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 선임을 놓고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제각각이다. "무너진 기업은행을 일으킬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으나, 무단이탈을 한 코치는 내쫓으면서 폭행 방조를 한 감독에게 기회를 주는 건 문제가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일부 팬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 기업은행을 맡으려 하는 감독이 없는 만큼, 당장 김 감독이라도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커뮤니티에는 "김호철이라도 와서 다 때려잡아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는데, 진짜 올 줄 몰랐다"는 글이 올라와 많은 관심을 얻기도 했다.
김 감독 역시 우려의 시선을 모르지 않는 듯하다. 그는 감독직을 수락한 뒤 인터뷰에서 "감독이자 아빠 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을 보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많이 들었다. 이제는 할아버지다. 예전에는 '버럭 호철'이란 말도 들었지만, 선수들의 말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감독 겸 아빠처럼 팀을 이끌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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