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신곡 '스트로베리 문'이 19일 자정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이 곡은 국내 음원 최대사이트 멜론 톱100에서 오전 8시부터 1위를 지키고 있다.
관례로 여겨지는 오후 6시 음원 공개가 아닌, 자정 공개라는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호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정 음원 공개는 멜론에서 메인 차트로 통하는 톱100 순위에 불리하기 때문에,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멜론 톱100에서는 이용자가 적은 심야와 이른 오전 시간대(01~07시)에 최근 24시간 이용량을 100% 비중으로 집계한다. 또 1시부터 7시까지는 차트 순위가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고, 프리징 상태로 유지된다. 이로 인해, 자정에 공개된 곡은 24시간 중 한 시간의 이용량으로만 집계돼, 불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몇 년 전만 해도 신곡들은 자정에 쏟아졌었다. 그러나 이용자가 현저히 낮은 새벽 시간대에 아이돌 팬덤의 집중 스트리밍으로 순위가 왜곡된다는 지적이 나왔고, 2017년 음원 차트가 개편됐다. 이후 대다수 신곡들은 하굣길, 퇴근길 등으로 스트리밍이 집중되는 시간대를 공략해, 오후 6시에 맞붙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아이돌 가수들은 금요일 오후 1시로 움직이는 추세지만, 오후 6시가 국내 음원 공개 시각 공식처럼 여겨지는 것은 여전한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아이유가 차트 선점에 유리한 전략에 뛰어들지 않고 자정을 선택한 것이다. 아이유는 2017년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의 선공개곡 '가을 아침'을 발표할 당시에도 순위가 바로 집계되지 않는 오전 7시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아이유 소속사는 "오전 7시는 순위 반영에 영향을 주는 시간이 아니어서 거의 노래가 발표되지 않는 시간대"라며 "성적과는 무관하게 팬들이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는 아이유의 진심이 담긴 선물 같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유 또한 과거 한 방송에서 "1위도, 성적도, 매출도 너무 중요하지만, 음악을 음악으로 딱 듣는 것도 너무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떤 시간에 나와야 유리한지는 잘 알지만 계속 그렇게 공략하다 보면 크게 봤을 때 모두에게 힘들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별한 아침'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뜻에서 이른 시간에 음원을 공개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스트로베리 문' 역시 달이 뜨는 밤에 들으면 좋은 곡이기 때문에, 발표 시각을 자정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유 소속사 이담 엔터테인먼트는 "제목이 '스트로베리 문'이다 보니 자정에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
음악 시장에서 차트 성적에 연연하지 않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유와 소속사의 이러한 뚝심이 음악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케 한다. '음원 퀸' 아이유가 시장의 관행을 깬 만큼, 향후 음원 공개 시각에도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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