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유망주 코로나 뚫고 특별한 경험
말레이시아의 골프 유망주 자매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공항 출발전 모습, 오른쪽이 언니 노라이샤 엘리샤, 왼쪽이 동생 노에즈리나 엘리샤. /AGLF |
한국과 말레이시아 정부의 긴급 협조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극적으로 출전한 말레이시아의 골프 유망주 자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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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상금 규모(총상금 15억원, 우승상금 2억7000만원)로 치러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의 대회 요강에는 독특한 참가 자격 조건이 있다.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의 골프 세계화와 아시아 여자골프 부흥을 위해 ‘롤렉스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와 ‘아시아지역 협회 소속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해 사단법인 아시아 골프 리더스 포럼(Asia Golf Leaders Forum·이하 AGLF)을 설립한 김정태 회장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의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한 태국 유망주 자라비 분찬트. /AGL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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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LF는 지난해 레이디스 아시안 투어(LAT·이하 LAT)시리즈를 출범시켜 내년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올해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을 LAT시리즈로 치르는 것도 아시아 여자 골프 저변 확대를 위한 김정태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막을 올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는 여섯 명의 아시아 각국 유망주가 세계 정상급 KLPGA투어 선수들과 샷 경쟁을 할 기회를 얻었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한 싱가포르의 골프 유망주 새넌 탄. /AGL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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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노라이샤·노에즈리나 엘리샤 자매, 싱가포르의 ‘무서운 10대’ 섀넌 탄, 태국의 자라비 분찬트, 온카녹 소이수완, 셔먼 산티위왓타나퐁 등이 아시아 지역 협회의 추천을 받아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무대를 밟았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라 이들의 한국행은 순조롭지 않았다. 특히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몇몇 국가는 자가 격리 면제국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변이 바이러스 유행국인 곳도 있어 아시아 선수들의 대회 참가가 무산될 위기에 몰렸다.
특히 말레이시아 출신인 엘리샤 자매는 AGLF 소속 관계자들의 집념과 말레이시아 정부, 주 말레이시아 대한민국대사 등이 한마음으로 지원해준 덕분에 우여곡절 끝에 한국 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엘리샤 자매가 말레이시아 골프협회의 추천으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참가하기로 결정된 것은 지난 8월 25일. AGLF측은 자가격리 면제와 취업비자를 받는데 필요한 서류 목록을 알려줬다. 이들은 지난달 6일 신청했다. 그런데 한국 정부에서 알리사 자매가 접종한 코로나 백신이 국내 승인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가격리 면제 거부 판정을 내렸다.
큰 무대에서 한 번이라도 뛰어보고 싶었던 엘리샤 자매는 14일 자가격리를 감수하고라도 대회 출전 의지를 내비쳤다. 비자만 발급되면 일찌감치 입국해 자가격리를 할 예정이었다. 9월 13일 입국해야 자가격리 후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당시엔 여유가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비자 발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17일에야 승인이 나왔다. 엘리샤 자매의 한국행이 좌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때 말레이시아 정부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말레이시아 외교부가 주 말레이시아 대한민국 대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대사가 직접 문화체육관광부와 KLPGA에 자가격리 면제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엘리샤 자매가 접종한 코로나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백신이었고, 중국의 시노팜과 같은 백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백신 명칭이 시노팜이 아닌 베로셀로 표기돼 있어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극적으로 한국행을 확정한 엘리샤 자매는 대회 개막 사흘 전인 지난달 27일 한국 땅을 밟았고, 비록 최하위권에 머물러 컷통과에 실패했지만 이민지(25·하나금융그룹), 리디아 고(24·PXG), 박민지(23·NH투자증권)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서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AGLF 관계자는 “코로나팬데믹 상황에서 투어 출전 기회가 극히 제한된 아시아 여자 골프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려는 AGLF의 노력과 아시아지역 골프 협회와 정부, 문화체육관광부와 질병관리청 등 한국 정부 기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AGLF는 앞으로도 여자 골프 저변 확대와 아시아 여자 골프 발전을 위해 어려운 길이라도 기꺼이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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