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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2021시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미국 스포츠매체 <폭스 스포츠>에 따르면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평균 TV 시청자 수는 약 824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9시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평균 시청자 수인 814만 명 대비 약 10만 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한편, 홈런더비 평균 TV 시청자 수 역시 713만 명으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의 영광을 생각했을 때,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는 숫자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연감에 따르면 올스티전 최고 TV 시청자 수는 1976년 평균 3,630만 명이었다. 하지만 1982년 이후엔 3000만 명 밑으로, 1995년 이후엔 2000만 명 밑으로, 2015년 이후엔 10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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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영상 콘텐츠 소비 환경의 변화다. 1990년대까지 대부분의 사람은 TV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소비했다. 당시 대부분의 미국 가정에는 3개의 전국 채널과 소수의 지역 채널만이 나왔고 TV를 틀어놓은 채로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일상화된 시대였다. 그러나 2000년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등장은 영상 콘텐츠 소비 환경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더이상 TV를 예전만큼 보지 않는다. 그 대신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이는 메이저리그의 주 시청 연령층인 40대 이상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사무국에 따르면 2021시즌 전반기 MLB.TV와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메이저리그를 시청한 사람들의 체류 시간은 총 60억 분(minutes)이었다.
이는 2020시즌 대비 67%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이기도 하다. 한편, 이런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시청자 수의 증가가 메이저리그 인기에 고무적인 점은 그동안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라 지목받아왔던 '젊은 팬' 확보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오타니 쇼헤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등 젊은 스타들의 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2017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메이저리그(MLB) 관중의 평균 연령은 북미 4대 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만 57세였다. 반면, 프로미식축구(NFL)는 만 47세, 프로농구(NBA)는 만 37세였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불과 2004년까지만 해도 MLB 관중의 평균 연령은 만 46세로 만 43세였던 NFL, 만 37세였던 NBA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3년 후 MLB 관중의 평균 연령은 11살이 늘어난 반면 NFL은 4살밖에 늘어나지 않았고, 심지어 NBA는 그대로인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분명했다. 지속적으로 어린 팬들이 유입되고 있는 다른 두 스포츠와는 달리, MLB로는 어린 팬들이 거의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는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지난시즌을 기점으로 이런 흐름이 변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NBA 파이널 첫 번째 게임 TV 시청자 수는 860만 명으로 2019년 대비 35% 감소했다. NFL 슈퍼볼 TV 시청자 수 역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시청자 수(980만 명)가 감소하긴 했지만, 그 폭이 앞선 두 종목에 비해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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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올해는 TV 시청률에서 반등에 성공했고(2020년 대비 FOX 토요일 중계 +32%, ESPN 일요일 중계 +26%), 두 종목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고 평가받던 '온라인 시청자 수'에선 커다란 상승을 보였다. 특히 올스타 개최지가 애틀랜타에서 콜로라도로 옮기는 과정에 * '정치적인 이슈가 개입되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시청자 수 증가는 더 큰 의미를 지닌다.
* MLB 사무국은 202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부정투표의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주도하에 유색인종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선거법을 개정한 조지아주의 입법부를 비판하면서 지난 4월 올스타전 개최지를 애틀랜타에서 콜로라도로 변경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MLB 경기를 보지 말라고 보이콧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모든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하락한 시대에 스포츠 생중계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계권 계약 규모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2014년 폭스 MLB 중계권 8년 42억 달러→2018년 옵트아웃 후 7년 51억 달러).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메이저리그의 TV 시청률 상승은 재정적인 면에서도 매우 고무적이다.
올스타전을 반환점으로 2021 정규시즌은 후반기에 돌입하게 된다. 과연 메이저리그는 후반기에도 '흥행 가도'를 이어갈 수 있을까?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미국 내에서 야구는 조금씩 전 국민의 오락거리(National Pastime)라고 불리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현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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