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고작 50만 달러.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낮은 몸값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성적은 최상위급니다. 11경기에 등판해 2승5패, 평균 자책점 2.67을 기록하고 있다.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많이 따내지는 못했지만 평균 자책점이 말해주 듯 대단히 안정감 있는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 카펜터는 좋은 투수다. 하지만 트래킹 데이터를 살펴보면 의외의 약점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WHIP가 1.22로 낮게 유지되고 있고 피안타율도 0.211이다. 세부 지표도 안정감 있게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카펜터에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기록이 있다. 트래킹 데이터로 카펜터를 분석해보면 고개가 갸웃 거려지는 대목이 있다.
구종별 회전수가 그것이다.
카펜터는 독특한 투구폼이 강점인 투수다. 오른 다리가 깊게 크로스 되며 돌아나오기 때문에 그의 던지는 팔을 타자들이 보기가 대단히 어렵다.
처음부터 어깨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등을 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 카펜터가 던지는 공에 대한 대비가 늦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카펜터는 독특한 투구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패스트볼의 구위도 대단히 좋다. 국내 리그 톱 클래스 급 회전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회전력에 미스터리가 숨어 있다. 경기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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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펜터의 등판 경기 중 4월 6일 SSG전과 4월29일 KIA전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카펜터는 SSG전서 대단히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졌다.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가 2428rpm이나 됐다. 슬라이더는 무려 2940rpm이 찍혔다. 대단히 큰 회전력이 먹힌 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커브도 2799rpm으로 평균 이상을 기록했고 체인지업은 1873rpm(체인지업은 낮은 회전력 일 수록 위력적임)로 이상적이었다.
카펜터가 단순히 낯선 투구폼만으로 승부를 거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라는 것을 이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패스트볼은 국내 선수들의 평균 회전수가 2250rpm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200rpm 이상 회전력이 더 많이 걸렸음을 알 수 있다.
보기도 힘든 공이 홈 플레이트 앞에서 떠오르는 듯한 궤적까지 그리니 타자들에는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공이었다.
그런데 4월29일 데이터에선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회전수가 갑자기 크게 떨어진 것이다.
KIA전서 카펜터는 패스트볼 평균 회전수 2344rpm을 기록 했다. SSG전 보다 거의 100rpm가까지 회전력이 떨어진 것이다.
전체 구종이 다 그랬다.
슬라이더는 2805rpm으로 역시 100rpm가량 떨어졌고 커브도 2698rpm으로 회전력이 줄었다.
반면 체인지업은 1905rpm으로 회전이 늘었다. 위력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불과 20여일 만에 회전력이 갑자기 떨어진 것이다. 물론 이날도 경기 결과는 좋았다. 카펜터는 KIA전서 6이닝 4피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대세엔 지장이 없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갑자기 회전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앞으로도 회전력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면 카펜터의 위력도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카펜터가 경기에 따라 회전력의 차이가 있다는 건 우리 데이터 측정에서도 드러난 사실이다. 원인과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회전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건 체력적인 문제와도 상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체력이 떨어질 단게는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의 이유도 찾아보고 있다. 회전력이 구위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회전력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공략이 좀 더 쉬워질 수는 있다. 카펜터의 투구 폼에 적응하고 회전력이 적게 걸리는 날에 걸린다면 카펜터를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카펜터의 회전력이 들쑥날쑥한 이유부터 찾아볼 계획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회전력이 100rpm정도 사라지는 경우는 케이스를 찾기 힘들다. 원인도 확실하게 나온 것은 없다. 여러가지 가정을 하고 들여다 볼 뿐이다.
그래서 미스터리라 할 수 있다. 정확한 답이 없다. 대처 방법도 특별한 것은 없다. 심리적으로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칠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다. 카펜터의 회전력이 평균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아는 것 만으로도 카펜터에 대한 의식을 줄일 수 있다.
카펜터의 회전력은 왜 오락가락 하는 것일까. 앞으로 회전력이 낮은 경기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까. 아직은 모두가 미스터리일 뿐이다.
앞으로 좀 더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그 답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래킹 데이터 중 익스텐션과 릴리스 포인트는 측정 구장의 마운드 높이 등에 따라 차등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언급하지 않았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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