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농반진반으로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이 경기 전까지 KIA는 3경기에서 6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경기당 2점의 빈공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공격이 터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장타자였다. 1990시즌에 122타점으로 내셔널리그 타점왕에 올랐고, 선수 노조 파업으로 8월에 시즌이 중단된 1994년엔 43홈런으로 홈런왕에 등극했다.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실버슬러거를 4차례 받았다.
꾸준한 장타 생산 능력이 돋보였던 윌리엄스이지만, 현재 그의 팀인 KIA는 정작 장타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중심 타선인 프레스턴 터커와 최형우, 나지완에게서 큰 타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윌리엄스는 이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결국 타격이란 것은 배트로 공을 정확히 맞히는 것인데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게 강제로 잘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팀 전체로 볼 때는 확실히 올해 장타가 적다. 중요한 것은 타자들이 타석에서 편안하게 배트를 돌릴 수 있느냐인데 이 감각을 빨리 찾으면 찾을수록 곧 정상 궤도에 올라올 것이라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윌리엄스의 바람대로 KIA 타선은 15일 롯데전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 루키 김진욱과 박진형 등을 공략해 3회 2점, 4회 5점을 뽑아내며 ‘빅 이닝’을 만들었다. 그동안 잠잠했던 최형우와 터커(이상 2타점), 나지완(1타점)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터커와 나지완은 2루타 하나씩을 뽑아냈다.
그래도 여전히 홈런이 아쉽다. KIA는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최형우가 홈런 하나를 때리는데 그쳤다. 중심타선은 물론 하위타선에서 터지는 뜬금포도 없었다.
지난해 KIA는 홈런 130개로 10구단 중 6위를 차지했다. 터커가 32개, 최형우가 28개, 나지완이 각각 17개의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KIA는 팀 타율(0.251)은 4위, 안타 개수는 92개로 3위를 달린다. 그래도 1위 LG(7승3패)부터 공동 8위 KT·롯데·한화(4승6패)까지 경기 차가 3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홈런포가 필요하다.
왕년의 메이저리그 홈런왕이 이끄는 KIA는 언제 장타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초반 숨가쁜 순위 레이스를 펼치는 ‘호랑이 군단'은 홈런이 간절하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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