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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첫 외국인 사령탑, 대한항공을 비상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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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점보스 정규리그 우승

수비 중시 산틸리 감독 지도력 주목


한겨레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남자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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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대.’(어차피 우승은 대한항공)

프로배구 대한항공 점보스가 2020~2021 도드람 브이(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남은 건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함께한 구단 사상 첫 통합 우승.

대한항공은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 위비와의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3-1(19:25/25:22/25:17/25:22)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내며 정규리그 1위를 못 박았다. 대한항공은 승점 73(25승 10패)을 기록,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보했다. 2018~2019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대한항공은 두 시즌 만에 구단 역대 4번째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날 패한 우리카드도 승점 64(22승 13패)로 정규리그 2위를 확정했다.

우승 원동력으로는 한국 남자 프로배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로베르토 산틸리(56) 감독의 리더십이 거론된다. 그는 부임 첫해에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 놓는 성과를 이뤘다.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면 구단 창단 이래 최초의 통합 우승이다.

지난해 부임 당시 기자회견에서 “좋은 재료에 양념을 치는 정도”라고 자신의 지도 철학을 알렸지만, 선수들이 “죽을 뻔했다”고 말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과 열정적인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휘어잡았다. 특히 경기 도중 미심쩍은 판정에 심판에게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선수들을 혼내기도 하는 산틸리 감독의 모습은 한국서 처음 지휘봉을 잡은 외국인 감독답지 않았다. 그가 대한항공에 내린 처방은 블로킹과 수비. 산틸리 감독은 훈련 때 이를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득점에서도 리그 1위, 디그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공수가 탄탄한 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시즌 초반 케이비(KB)손해보험과 오케이(OK)금융그룹의 돌풍으로 3위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산틸리 감독의 기본기를 중시하는 지도력은 팀을 서서히 안정화시켰다. 리그 중반 외국인 선수인 안드레스 비예나가 무릎 부상으로 중도 이탈하고 급하게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수혈하는 혼란도 겪었지만 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리그 막판 학교폭력 연루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다른 구단이 주춤할 때 오히려 훈련과 체력을 비축할 기회를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현재 1경기만을 남겨 놓은 대한항공은 6라운드에서만 5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후반부에 더욱 고공비행 중이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우승 밑거름이다. 레프트 정지석(26)과 곽승석(33)의 공수 활약과 코트 위의 야전 사령관 한선수(36)의 경기 운영이 조화를 이뤘다. 정지석은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622점으로 득점 전체 6위를 기록 중이고, 공격 성공률은 55.16%로 리그 1위다. 곽승석도 디그 1위, 수비 2위, 서브 리시브 5위에 오르는 등 제 몫을 단단히 했다. 라이트 임동혁(22·공격종합 7위)도 외국인 선수 부재 때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며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대한항공은 내달 11일부터 플레이오프 우승팀과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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