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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올해 LPGA도 '쩐의 전쟁'…상금 70억 주인공은 태국의 티띠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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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 티띠꾼(오른쪽)이 25일 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우승 상금이 적힌 수표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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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다 우승 상금의 주인공은 지노 티띠꾼(21·태국)이었다. 경기 막판 이글과 버디를 연달아 잡아내며 ‘쩐의 전쟁’으로 펼쳐진 올 시즌 최종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티띠꾼은 25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6700야드)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정상을 밟았다. 경기 중후반까지 단독선두 에인절 인(26·미국)에게 2타 뒤졌지만, 17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은 뒤 18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티띠꾼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 400만달러(약 56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56억원은 LPGA 투어 역사상 최다 액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로 올해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상금은 US오픈의 60억원이었다. 티띠꾼은 쏠쏠한 부가수입도 벌었다. 올 시즌 특정 홀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Aon 리스크 리워드 챌린지 부문에서도 1위를 기록해 보너스 14억원을 받아 이날 하루에만 7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2022년 데뷔 후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지난 3년간 티띠꾼이 벌어들인 상금은 81억원이었다.

역대 최다 우승 상금을 안은 티띠꾼은 올 시즌 투어 상금왕도 차지했다. 공식기록은 한화로 84억6000만원 정도인 605만달러. 이는 LPGA 투어 단일 시즌 최다 상금이기도 하다. 올해에만 7승을 휩쓴 넬리 코다(26·미국)는 61억원을 챙겼지만, 최종전 우승을 놓치면서 상금왕 타이틀을 티띠꾼에게 내줬다.

천문학적인 하루 수입만큼 우승 과정도 극적이었다. 15언더파 공동선두로 출발한 티띠꾼은 14번 홀(파5)까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빠르게 줄여나갔다. 그러나 인이 파3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21언더파로 도망가며 격차는 2타로 벌어졌다. 패색이 짙던 티띠꾼은 17번 홀에서 반전을 만들어냈다. 핀까지 203야드가 남은 상황에서 롱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했고, 중거리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인과 21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이어 18번 홀에서 2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2022년 신인왕 출신인 티띠꾼은 “17번 홀과 18번 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사실 17번 홀은 버디만 돼도 좋다고 생각했다. 일단 오늘 받은 상금은 조금 써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최종전을 통해 올 시즌 개인 타이틀 수상자도 확정됐다. 코다가 일찌감치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 가운데 신인왕 트로피는 사이고 마오(23·일본)가 가져갔다. 신인상 포인트 959점으로 873점의 임진희(26)를 제쳤다. 규정 라운드인 70라운드를 넘긴 선수들 가운데 평균타수 1위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는 69.99타를 기록한 후루에 아야카(24·일본)에게 돌아갔다. 최종전 직전까지는 69.98타를 기록하던 유해란(23)의 수상이 점쳐졌지만, 이번 대회를 마친 뒤 70.00타가 돼 베어트로피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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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베어트로피를 아쉽게 놓친 유해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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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 선수들은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도 우승을 놓쳤다. 안나린(28)이 15언더파 공동 5위, 양희영(35)이 13언더파 공동 8위로 체면을 지켰다. 이로써 한국은 올 시즌 LPGA 투어를 3승으로 마무리했다. 양희영이 6월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유해란과 김아림(29)이 각각 9월 FM 챔피언십과 이달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3승은 유소연(34)과 최나연(37), 박희영(37)이 1승씩 기록한 2011년 이후 최소 승수다. 한국은 한때 15승만 3차례(2015·2017·2019년)만 합작하며 전성기를 달렸지만, 코로나19 이후 기세가 꺾여 2022년 4승, 지난해 5승, 올해 3승으로 주춤하고 있다.

반면 태국 선수들은 올 시즌 6승을 거뒀고, 일본은 신인왕과 베어트로피를 가져가며 강세를 증명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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