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연맹 “이사회 결의 불이행”
투명 경영 선도 ‘모험’에 역풍
선수 연봉을 먼저 공개한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제재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한국배구연맹은 8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한국전력의 선수 연봉 및 옵션 공개가 이사회 의결 불이행인지 여부를 추가 논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말 보도자료를 내고 선수 연봉을 공개했다가 상벌위에 회부됐다.
연맹은 “상벌위에서 타 구단의 의견과 한국전력의 의견서를 토대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며 “한국전력이 연맹 상벌규정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 제4조 ‘연맹 또는 구단의 권익에 반하는 행위’ 6항 ‘이사회 결의 사항 또는 총재의 시정요구 불이행’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연맹은 지난 1일에도 상벌위를 열어 한국전력 측 소명을 청취했지만 2시간가량 토론을 벌이고도 제재 근거가 불충분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한국전력 측이 ‘이사회 의결은 2022년 공개를 의무화했을 뿐 그전에 공개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없다’는 논리로 강력히 맞섰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말 연맹 이사회는 “2022~2023시즌부터 구단 전체 연봉 및 옵션을 공개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연맹은 지난해 말 이사회가 해당 조항을 의결한 취지를 정확히 파악하고자 상벌위 결정을 보류하고 남녀 12개 구단의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날 열린 2차 상벌위는 이 내용을 토대로 제재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한국전력은 선수 연봉을 공개하면서 “연봉 계약의 투명화를 선도하려는 구단의 강한 의지와 팬들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 선수단 연봉을 공개했다. 남자부는 2022~2023시즌부터 연봉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한국전력은 준비된 구단부터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봉 공개를 결행했던 한국전력의 ‘모험’은 결국 징계의 역풍을 맞았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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