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 논란’ 이대호 선수협회장, 적극 해명 “6000만원 인상? 취임 전 합의”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고봉준 기자] 판공비 인상 문제로 논란을 빚은 이대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이 입을 열었다.

이대호는 2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리베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온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 판공비는 내가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선수들이 합의해 인상됐다. 모두가 마다하는 회장직으로 힘을 싣고자 기존 연 판공비 2400만 원을 6000만 원으로 올린 것이다”고 해명했다.

앞서 한 매체는 1일 “이대호가 자신의 회장 판공비를 기존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2배 올렸다. 그리고 이 돈은 개인계좌로 입금한 뒤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2019년 3월 18일 임시이사회에서 판공비 인상이 통과됐다. 나는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만약 다른 선수가 당선됐다면 내가 아닌 그 선수가 이 판공비를 받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또, 내가 받은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받은 후 사용처를 제시하지 않고 개인 용도로만 사용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회장에게 지급되는 비용을 판공비로 명명하긴 했지만, 이 액수는 급여로 분류돼 세금 공제 후 지급받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대호와 일문일답.

-본인이 판공비 인상을 주장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와 다른 선수들이 인상을 주장하기는 했다.”

-3월 18일 임시이사회는 이미 이대호를 회장으로 선출하자는 분위기라고 들었다.
“나는 당시 후보도 아니었다. 새 회장을 뽑고자 30명이 모였고, 그 자리에서 판공비 인상 의견이 나왔다. 후보 역시 다른 10명이 있었지만, 현장에서 내가 후보로 추대됐다. 솔직히 나는 회장 취임과 관련해 생각이 없었다. 내가 될 줄도 몰랐다. 몇백 명의 선수들이 투표를 한다. 누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 다만 누가 되더라도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이야기는 있었다.”

-현장을 지킨 선수들 이야기는 다른데.
“내가 되리라는 생각은 하나도 없었다. 다만 다른 선수들이 회장으로 나설 수 있도록 의견을 보탠 것뿐이다. 나는 애초 회장직을 맡고 싶지도 않았다.”

-회장 취임 후 판공비 수정 의사가 있었는지.
“이렇게 문제가 될 줄 알았다면 그때 고쳤을 것이다. 이전 선배 회장들은 판공비 논란이 없었다. 나는 그저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김태현 사무총장이 판공비를 현금으로 지급받았다.
“판공비가 현금으로 지급되는지 몰랐다. 나중에 변호사를 통해 시정됐다고 알았다. 미리 알았더라면 못하게 했을 것이다.”

-이 사실은 언제 알았나.
“며칠 전 알았다. 사무총장에게 이 문제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같이 사퇴하게 됐다.”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진 김태현 사무총장 선임 배경은.
“후배들 권익 보호나 팬들과 소통을 생각해서 선임했다. 팬들에게 다가가고자 모셔왔다. 선수들이 잘 되기 위해서 영입했다.”

-선수협 사유화 논란이 있다.
“사유화가 될 수 없다. 누구를 채용하기 위해선 이사회가 의결해야 한다. 10개 구단 선수들도 동의해야 한다. 내가 누구를 데려왔고, 통과가 돼서 채용이 된 것이다.”

-선수협이 흔들리고 있다.
“2년 좀 안 되게 회장을 맡으면서 선수협이 힘이 없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BO, 구단과 싸워야 하는데 힘이 없다. 선수들도 업무를 잘 알지는 못한다.”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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