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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상암] 정지훈 기자= FC서울을 상징하는 박주영은 끝내 눈물을 흘렸고, 한승규가 북쪽 골대에 놓고 간 유니폼에 주장 완장을 올려놓았다. 서울 팬들을 비롯해 모두가 눈물을 흘렸고, 31세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김남춘을 추모했다. 그러나 잔류 확정에 기쁨을 이기지 못한 인천 팬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초상집이라는 것을 잠시 망각한 듯했다. 존중은 없었다.
FC서울은 31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1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승점 29점으로 9위를 기록했고, 인천은 승점 27점이 되며 리그 11위를 확정해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최종전을 앞두고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서울의 '원 클럽 맨'이자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남춘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30일 전해졌다. 정확한 사망 경위는 조사가 더 필요하나 경찰은 행적 추적 등을 통해 김남춘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타살이나 범죄에 의한 사망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김남춘을 향한 추모 물결이 가득했다. 서울 팬들은 N석 입구에 김남춘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고, 경기장을 찾은 서울 팬들이 이곳에서 김남춘을 추모했다. 팬들은 국화꽃과 함께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고, 여러 선물도 함께 놓여 있었다.
경기 전에는 김남춘을 추모하는 묵념이 있었다. 팬들은 물론이고, 취재진과 관계자까지 모두 묵념에 동참하며 김남춘을 애도했고, 이후 전반 4분에는 김남춘의 등번호인 4번에 맞게 박수를 통해 김남춘을 추모했다. 전광판에는 김남춘의 사진과 추모 메시지도 함께 했다.
서울 팬들의 메시지도 다양했다. 서울 팬들은 육성 응원을 할 수 없는 대신 북쪽 스탠드에 "서울의 春을 기억합니다", "FOUREVER 남춘", "김남춘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등 다양한 현수막을 통해 김남춘을 향한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경기 후에는 모두가 눈물바다가 됐다. 서울 팬들은 경기에 패배했다는 슬픔보다 자신들이 가장 사랑했던 선수를 잃은 슬픔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컸다. 서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의 곁을 떠난 동료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정신적인 충격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고, 경기 후에는 모두가 눈물은 흘렸다.
특히 서울을 상징하는 선수인 박주영의 눈물이 가슴을 더 울렸다. 임대생이지만 서울에 애정을 보여준 한승규가 경기 후에 김남춘의 유니폼을 북쪽 골대 근처에 놓아뒀고, 이후 박주영이 다가가 주장 완장을 유니폼 위에 올려놨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서울 선수들은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을 빠져나갈 정도로 힘겨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인천 팬들의 존중은 없었다. 잔류가 결정될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금지된 경기장 입장까지 막을 수 없었지만 적어도 티를 내서는 안됐다. 경기 초반에는 인천 팬들의 응원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경기가 갈수록 격렬해지고, 중요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인천 팬들의 환호성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에 터졌다. 인천이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하자 꽤 많이 모인 인천 팬들이 박수를 보내며 함성을 질렀고, 몇몇 인천 팬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잔류의 기쁨을 함께 했다. 이 과정에서 인천의 주장 완장을 찬 김도혁이 W석 근처에서 팬들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되기도 했고, 결국 사과를 하기도 했다.
존중이 부족했다. 원칙적으로 원정 팬들의 입장이 금지된 상황이었고, 더욱이 이날 경기에서 서울은 초상집이었다. 물론 경기장을 찾은 인천 팬들이 모두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른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아쉬운 행동이었고, 존중이 필요했다. 특히 이날 경기장에 꽤 많은 수원팬들이 찾아 라이벌 클럽의 선수였던 김남춘을 추모하고 간 것이 알려지면서 인천 팬들의 행동은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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