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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연재] 매일경제 '이종열의 진짜타자'

김현수·라모스 원투펀치 앞세운 LG, PS 시작은 어디일까? [이종열의 진짜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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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LG트윈스의 4차례 포스트시즌 진출엔 모두 강한 투수력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올핸 타선의 힘이 돋보이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규시즌 막바지 가을야구 순위 싸움이 한창인 LG는 지난주를 연승으로 시작했지만, 순위 경쟁 당사자들과의 맞대결에서 경기 후반 역전패를 당해 1승 3패에 그쳤다.

주춤했던 선두 NC가 다시 2위권과 격차를 벌린 사이, 2위부터 6위까지는 연승 한 번에도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 올 시즌 LG가 지나온 길을 되짚어보며 남은 시즌에 대한 전망을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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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의 가을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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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원투 펀치는 팀의 1, 2선발을 일컫는 말이지만, 올 시즌 LG엔 특별한 원투 펀치가 가동 중이다. 김현수와 라모스, 두 중심타자가 이끄는 강력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LG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 타선의 핵심, 김현수-라모스

주장 김현수는 현재 타격(0.352)-타점(107) 2위, 최다안타(161)-출루율(0.413) 3위에 올라 커리어하이를 경신할 기세다. 특히 규정타석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득점권 5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득점권 타율 0.505, 만루 시 13타수 9안타 3홈런 24타점 OPS 2.052). 구단 역사상 한 타자가 이렇게 팀을 이끈 적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올 시즌 김현수의 활약은 인상적이다. 1994년 LG 이적 첫 시즌 활약했던 한대화(전 한화 이글스 감독) 이상의 파괴력이라는 평가도 따른다(당시 wRC+ 141.5, WAR 4.22). 연속 무안타 경기가 최대 2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잠시 페이스가 떨어졌다가도 금세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꾸준함까지 갖췄다.

8월부터 장타율을 회복한 로베르토 라모스는 1999년 이병규(9)의 구단 최다 홈런(30) 기록을 경신하더니, 지난주 kt 멜 로하스 주니어를 제치고 홈런 레이스 역전에 성공했다. 9월 들어 타율은 저조하지만(0.233) 한방의 힘(9홈런)으로 만회하는 중. 구단 최초 홈런왕에 도전하는 라모스의 존재는 팀 홈런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LG는 2015년 10구단 체제 이후 지난 5년 합계 팀 홈런 최하위에서 2020년 현재 팀 홈런 2위(132), 원정 홈런 1위(94)에 올라 있다. 두꺼운 외야진을 중심으로 상전벽해 수준의 결과물을 만드는 중. 홈런 1위 외국인 타자를 3번 타순에 배치할 수 있는 건 해결사 김현수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력한 파워를 가진 라모스가 3번, 득점권 타율 5할대의 김현수가 4번에 배치돼 득점 생산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 이닝이터 차우찬 공백의 나비효과

올 시즌 LG는 5선발 자리에 부상 복귀한 베테랑 정찬헌-신인 이민호 로테이션이라는 고육지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모양새다. 여기에 출발이 좋지 않았던 외국인 1, 2선발이 경기를 거듭하며 폼을 회복했지만, 7월 24일 경기 이후 부상 말소된 차우찬의 복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구단은 차우찬이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투수력으로 남은 시즌을 버텨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규시즌 LG가 119경기를 치른 9월 27일 현재, 마운드 기록을 살펴보면 팀 ERA 2위(4.50), QS 1위(58), 선발 ERA 2위(4.36), 구원 ERA 4위(4.82), 세이브 5위(25) 그리고 블론세이브 최다 공동 2위(18)에 올라 있다.

▴ 볼넷 & 몸에 맞는 공

LG 투수진은 볼넷 최소 3위인 반면 몸에 맞는 공은 가장 많이 내주고 있다. 이는 투수들이 빠른 승부를 하고 있으며, 몸 쪽 승부를 피하지 않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투수가 몸 쪽 승부를 하지 않고서는 타자를 잡아내기 어렵다. 특히 중심타선을 상대로 장타의 위험 부담을 안고도 과감한 몸 쪽 승부가 이어진 것이 몸에 맞는 공 증가로 이어졌다고 본다. (피장타율 .403 최저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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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볼넷 & 몸에 맞는 공 & 스트라이크 존에 공이 올 확률


위의 표1에서 보면 LG는 몸에 맞는 공 최다 1위에 올라있고, 9월에도 가장 많았다. 전반적으로 선발진의 몸에 맞는 공 횟수가 많았고, 구원에서는 정우영이 가장 많았는데 사이드 유형으로 몸 쪽 승부는 필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다. 높은 스트라이크 구사 비율과 몸에 맞는 공 개수는 LG 투수진의 공격적인 승부와 연결된다. 구원진도 보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몸 쪽 승부 비율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세이브 기회 & 세이브율

세이브 기회 SVO(Save Opportunity)는 세이브가 기록될 수 있는 상황에서의 투수 등판 횟수로, 경기 수보다 세이브 기회가 많은 것은 한 명 이상의 투수가 등판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올 시즌 LG는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세이브 기회를 얻었다. 119경기에서 세이브 기회를 118번 얻은 것은 평균적으로 한 명의 선수가 세이브 상황에 올라갔다고 보면 되고, 그 상황에서의 세이브율은 0.212로 약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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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세이브 기회 & 세이브율 & 9월 세이브율


시즌 종반으로 갈수록 1승의 무게감은 달라지고, 박빙의 승부가 늘어나면서 구원진의 과부하는 필연적이다. LG 구원진은 9월 들어 가장 많은 블론세이브(6)를 범했고, 최근 집중된 세 번의 블론세이브는 모두 순위 경쟁 상대(두산, NC, kt)와의 승부에서 나왔다. 피칭 이후 이뤄지는 수비 상황을 살펴보면, LG는 수비율 2위(0.985)를 자랑하고 있지만 시즌 전체 실책 가운데 30% 가량이 9월에 집중됐고, 9월 현재 수비율(0.978)은 8위에 그쳐 있다. 수비 난조는 투구수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8월까지 경기당 투구수는 148.6개(최소 2위)였다가 9월 이후 156.8개(7위)로 늘어났다. 위기의 불펜을 구할 뉴페이스를 기다리기 보다 수비의 견고함이 필요하다.

▲ 가을야구 시작은 어디?

오랜 암흑기를 청산한 2013년을 기점으로, LG는 네 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면서 가을 경험을 쌓았다. 이제 이들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현재 KBO 리그 포스트시즌 방식은 한 계단이라도 높은 순위에서 시작해야 유리한데, LG는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플레이오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3년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두고 경쟁했다가 놓쳤던 전례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역대급 변수로 시작한 2020년, 업셋의 짜릿함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피로감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추석 연휴에 펼쳐질 더블헤더 포함 수원 원정 4연전, 일주일 후 NC와의 더블헤더 포함 홈 4연전이 포인트가 될 것이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야구 기술위원회 위원, 야구 대표팀 수비 코치)

기록제공=㈜스포츠투아이

자료제공=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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