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통산 5승을 거둔 호주 출신의 마크 리시먼은 아내 오드리가 큰 병으로 인해 병상에서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하던 암울했던 시절과 이러한 시련이 어떻게 그가 병과 생활고를 겪는 가족들을 도와주는 ‘비긴 어게인 재단’을 설립하도록 이끌었는지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로 전해 왔다.
마크 리시만 (왼쪽에서 세번째)과 그의 아내 오드리(왼쪽에서 네번째)가 비긴 어게인 재단의 자선 골프 대회에서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비긴어게인 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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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크 리시먼 입니다.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 비슷한 일을 겪었기에, 현재의 상황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최근 나와 아내 오드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을 위해 최전방에서 고생하는 지역의 의료진들에게 물품과 음식을 지원하였습니다. 이는 지역의 식당 업자들과 연계하여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모든 활동들은 5년전 우리 가족에게 일어났던 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15년부터 이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 지난 5년은 나에게 그보다 훨씬 길었던 것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가끔 그 모든 것들이 불과 1년 전에 일어난 일처럼 느껴질 만큼, 그 모든 일들이 아직도 마음속에 생생하죠.
그 날은 내가 조지아의 오거스타에서 마스터즈를 준비하고 있었던 4월의 어느 하루였습니다.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온 나의 아내 오드리는 갑자기 심한 감기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도록 고열은 지속되었고, 그녀의 혈압은 계속 떨어지고 심박수는 분당 140회로 높아진 상태였어요. 보통은 60~100회가 정상 심박수였다고 합니다. 오드리는 혼자서 숨을 쉬기 어려워했고, 우리는 그녀를 병원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의 병명은 패혈증이었고, 무엇인가에 감염이 된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몸의 어느 곳에서 시작된 감염이 온 몸에 연쇄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있었어요.
버지니아 행 첫 비행기로 급히 집으로 돌아온 뒤 눈에 띄는 순간들이 몇 번 있었습니다. 의사들이 엎드려 있던 오드리를 돌아 뉘었을 때, 나는 그녀를 알아볼 수 없었어요. 그녀는 몸과 얼굴이 완전히 부어 올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였으니까요. 항생제와 몇 가지 주사약들이 그녀의 혈관을 통해 주입되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그녀의 회복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녀의 주치의와 의료진들은 그녀의 증세가 위독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게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오드리가 집중 치료를 받고 있던 치료실로 들어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녀는 여전히 의식은 있었고, 문자 메시지로 소통이 가능한 상태였어요. 아내는 나에게 "나 괜찮아 지겠죠?"라고 물었고, 나는 그녀에게 "물론, 당신은 금방 괜찮아 질거야. 그러니까 힘내야 해"라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희망이라는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때 내가 아내에게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 솔직히 말해줬더라면, 그녀는 병을 극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혹은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것 조차 포기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만으로, 그건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그 당시 아내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내 마음속에만 있었습니다. 그녀가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표정을 짓던 날이 3~4일 정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말 하긴 싫지만, 그 당시에는 그녀의 장례식까지 준비하려고 했었습니다. 생존의 기회가 적다면, 이런 나쁜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 나는 만약 아내에게 나쁜 일이 생긴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호주로 돌아가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내가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모두 다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다행히도 상황은 갑자기 반전되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오드리가 기적적으로 회복되면서, 나를 언제나 응원해 주는 사랑스러운 아내가 내 곁을 지키고 있고, 나는 골프선수, 남편, 아빠로서의 꿈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전보다 확실히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더 감사하고 감사하고 있어요. 나는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고, 평범한 일상의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우리가 지나쳐온 일상의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지 못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이 행복하고 건강함을 누리고 있어,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5년 전에 오드리가 중병에 걸렸을 때, 우리가 겪었던 일들과 비슷한 일들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행운을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읽고 듣는 이러한 많은 이야기 들이 우리 주변에 항상 생기고 있는 일들이죠.
오드리가 완전히 병에서 회복한 2016년에 우리는 ‘비긴 어게인 재단’을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내가 하는 것처럼 남들을 돕고 싶어 했지만, 항상 나보다 한 단계 더 앞선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 그녀는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했지만, 나와 결혼을 하면서 그 꿈을 잠시 미뤄둬야 했습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에게 아이가 생기면서 그녀는 전업주부가 되어야 했고, 그녀는 그녀의 삶에 있어 어떤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이유로 그녀가 원치 않았던 이런 큰 병마와 싸우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일을 겪은 후에 우리는 많은 좋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마크 리시만과 그의 가족들. 아내 오드리와 딸 에바, 아들 하비(가운데)와 올리버 (오른쪽)/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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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와 비슷한 일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이 갑작스런 투병의 비용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다른 많은 가족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병에서 치료와 회복을 걱정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병원비와 생활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이러한 가족들이 경제적인 것 보다는 오롯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재단은 점점 성장하였고, 지금까지 약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지원한 것 같아요.
우리는 운이 좋게도 리시먼 라거 맥주를 출시했고, 이 또한 재단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베이백이 브루어리가 몇 년 전에 우리 재단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맥주를 생산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는데, 아마 그들은 내가 맥주를 얼마나 좋아하고 마시는지 아마도 몰랐던 것 같아요. 그들의 예상보다 많이 나는 맥주의 맛과 색깔 등에 의견을 내고 개발에 관여를 했습니다. 내 이름을 걸고 나오는 맥주를 처음 맛 보았을 때, 그 맛이 아주 형편없다는 평가를 받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시음해본 리시먼 라거는 아주 훌륭했고, 아주 맛이 좋았습니다. 처음에 한 달만 해보자고 하던 것이 6개월이 되었고, 이후 4년 동안 우리는 재단의 재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리시먼 라거를 계속 생산해서 팔고 있습니다.
그 후 한 달이 6개월로 바뀌었고, 이제 비긴 어게인 재단에 자금을 대는 리시먼 라거를 생산하고 판매한 지 4년이 넘었다.
재단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양면성을 목격했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병을 극복한 가족도 보았고, 반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가족과도 만났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딸을 패혈증으로 떠나 보낸 한 어머니가 우리의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패혈증의 증상에 대해 아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녀의 경험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생기는 것 같아요.
나는 나의 이러한 자선활동이 나의 골프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나는 항상 최고의 경기를 하고 싶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닌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 경기에서의 어려움은 그리 큰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경기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성공하고 싶고 언젠가는 유명해지고 많은 돈을 벌고 많은 우승 트로피를 받고 싶은 꿈을 꾸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내 인생에 가장 멋진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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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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