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한 한국 오라고 권유… 소스 추가해 맛있는 배구 할 것"
그가 낯선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이탈리아 출신인 스테파노 라바리니(41) 한국 여자대표팀 감독에게 정보를 얻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기 쉽다. 산틸리 감독도 "라바리니와 아는 사이다. 한국 생활에 대해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그에게 한국행을 적극적으로 권유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최근 V리그 여자팀 KGC인삼공사와 재계약한 발렌티나 디우프(27·이탈리아).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인 디우프와는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전화를 먼저 건 쪽은 산틸리 감독이었다고 한다.
그는 "발렌티나와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한국은 판타스틱하다. 살기 좋은 나라니 빨리 오라'고 해서 대한항공을 택했다"며 웃었다. 그는 8일 경기 용인 대한항공 신갈연수원 내 체육관에서 첫 공개 훈련을 한 다음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연을 털어놨다. 우리말로 "안녕하세요. 저는 로베르토 산틸리입니다"라고 인사한 산틸리 감독은 "한국에 오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요리를 좋아한다는 그는 배구를 음식에 비유했다. "대한항공은 좋은 수프를 갖고 있다. 더 맛있어지도록 소스만 조금 더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있는 만큼 기존 스타일에 블로킹 등을 강화해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얘기였다.
산틸리 감독은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남자 대표팀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호주 남자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남자 프로팀 사령탑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같은 이탈리아 출신 전력분석 전문가 프란체스코 올레니(44) 코치와 함께 입국했다. 2주 동안 신갈연수원에서 자가 격리를 하면서 코치와 경기 영상을 분석하며 청사진을 그렸다고 한다.
산틸리 감독은 "외국인 첫 감독이란 부담감을 도전이라 생각하면서 즐기려고 한다. 목표는 우승이지만 어떻게 준비해서 우승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장 한선수(35)는 "선수들이 새 감독님에게서 많은 것을 듣고 배우자는 자세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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