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5 (화)

'퇴장왕' 오명 전북, 노련한 반칙 1위가 사라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전북 현대가 때아닌 ‘퇴장왕’ 오명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북은 지난 30일 강릉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3연승 후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날 패배의 결정적 원인은 홍정호의 퇴장이었다. 홍정호는 전반 15분 만에 조재완의 공격 기회를 저지하다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전북은 일찌감치 수적 열세에 놓였고, 이를 만회하지 못한 채 고무열에 결승골을 내주며 졌다.

전북은 올시즌 유난히 레드카드를 자주 보고 있다.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까지 포함해 총 6경기에서 무려 5명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지난 3라운드 대구FC전에서는 공격수 조규성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ACL 조별리그 첫 경기 요코하마 마리노스전에서는 미드필더 손준호와 측면 수비수 이용이 나란히 옐로카드 두 장을 받으며 피치 밖으로 쫓겨났다. 2차전 시드니FC 원정경기에서도 . 상대 슛을 막다 핸드볼 반칙을 범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골키퍼를 제외한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퇴장자가 나오고 있다.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엔 이례적이다. 심지어 강원전에서는 조세 모라이스 감독까지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했다. 이미 옐로카드를 받은 상황에서 격하게 어필하다 결국 벤치에서 이탈했다.

전북은 원래 반칙을 감수하고 상대를 강하게 누르는 팀 색깔을 보유한 팀이다. 지난 2년간 모두 반칙, 옐로카드 횟수 1위였다. 2018년에는 반칙을 562회 범했고, 경고도 73회 받았다. 2위 FC서울(67회)보다 6회 많았다. 당시 경고누적 퇴장자는 1명, 다이렉트 퇴장자는 3명이었다. 지난해에도 다르지 않았다. 전북은 전년보다 많은 588회 반칙을 기록했다. 옐로카드 횟수도 늘어 총 79회 받았다. 2위 수원 삼성(반칙 585회 경고 74회)보다 많았다. 경고누적 퇴장은 3회로 많았지만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선수는 한 명이었다. 지난 2년간 경고누적을 포함한 퇴장자는 4명 수준이었다. 반칙을 많이 범하고, 옐로카드까지 많이 받은 것을 감안할 때 퇴장자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퇴장 1위는 대구(9명)였고, 지난해에는 수원과 포항(이상 5명)이 가장 많은 레드카드를 받은 팀이었다. 전북 선수들이 영리하게 반칙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바꿔 말하면 올해에는 노련함 대신 무리한 반칙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퇴장의 결과는 쓰다. 레드카드는 단순히 해당 경기에만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문제다. 조규성은 4라운드에 결장했고, 홍정호는 5~6라운드에 모두 빠지게 된다. 수비의 핵심인 홍정호 없이 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해야 한다. 모라이스 감독은 다음 경기 서울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한다. 열정과 과욕은 한 끗 차이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반칙으로라도 맥을 적절하게 끊는 플레이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최근의 전북처럼 정도가 올라가면 경기를 망치게 된다. 노련한 선수들이 많은 전북답게 연이어 나온 실수를 감지하고 원래의 색깔을 회복해야 우승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