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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위기에서 꺼낸 스리백 '묘책'…포항의 新 옵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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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기동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포항 김기동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포항은 지난달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인천 유나이티드와 4라운드 경기에서 4-1 완승을 거뒀다. 개막전 승리 후 1무1패를 거뒀던 포항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며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변화가 필요했고 위기였다. 2경기 연속 무승에 주요 자원인 김용환 심상민 허용준이 입대하면서 출혈이 컸다. 이들이 떠난 후 맞는 첫 경기였다. “기존의 자원들을 잘 활용하겠다”고 줄곧 밝힌 김 감독은 선수뿐 아니라 전술에서도 변화를 줬다. 지난해 4월 부임 이후 줄곧 꾸려온 포백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처음으로 스리백 카드를 들고 나왔다. 변칙이었다. 포항 관계자는 “미디어뿐 아니라 구단 내부에도 비밀을 유지했다. 그야말로 깜짝 전술과 기용이었다”고 귀띔했다. 포항은 전민광-김광석-하창래로 이어지는 스리백을 구성했다. 공격수 심동운에게 윙백 역할을 맡기는 강수를 뒀다. 지난시즌 안양에서 왼쪽 윙백을 주로 소화했던 김상원에게는 맞는 옷이었다. 수비 쪽에서 다소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포항에서 첫 경기라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스리백 선택은 여러 소득이 돌아왔다. 이 날 팀의 세번째 골을 만들어 낸 이승모는 K리그1 무대 첫 득점이자 포항에서 터뜨린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수비 부담을 던 이승모는 활발한 공격 가담을 통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 개막전에서 후반 23분에 쥐가 나 교체됐던 상황과는 대조적인 활약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조커로 투입된 송민규는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슛으로 김 감독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후반 막판엔 또 다른 ‘영준’인 2001년생 고영준이 피치를 밟아 번뜩이는 돌파 후 한 차례 슛까지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은 “스리백을 1주일 준비하고도 이 정도 조직력을 만든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무엇보다 오는 6일 울산 현대와 시즌 첫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기분 좋은 원정 승리를 거둔 것도 큰 수확이다. 더욱이 새로운 옵션인 스리백을 장착하고 울산과 만나게 됐다. 김 감독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중요한 경기다. 인천전 승리가 자신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포항이 ‘동해안 더비’에서는 어떤 비책으로 맞설지 주목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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