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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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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석에 '리얼돌' 비치한 FC 서울, 1억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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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리얼돌 사건’과 관련해 FC서울에 제재금 1억원을 부과했다.

연맹은 20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서울이 지난 17일 열린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성인용품으로 사용되는 인형을 관중석에 비치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징계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이날 홈 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마네킹 30개를 설치했다. 이 중 10개가 주로 성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인 ‘리얼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조선일보

17일 FC서울과 광주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리얼돌로 추정되는 인형들이 설치돼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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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경기 후 홈페이지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다. 이들은 “마네킹 공급 제안을 받고서 성인용품 제작사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작사 홈페이지엔 ‘리얼돌을 비롯한 성인용품을 개발·제조하는 브랜드’라는 소개 글이 있어 서울이 업무를 부실하게 추진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20일에는 연맹의 징계 여부 발표에 앞서 “해당 (마네킹 제공) 업체의 기망 행위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정확한 진상 조사를 위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은 “업무 관련자들의 업무 소홀에 대해 대기 발령 등 문책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또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심려를 끼친 모든 분에게 깊이 사과드리며, 철저한 내부 시스템 진단을 통한 재발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사태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상벌위원회는 “서울이 고의로 리얼돌을 비치한 것이 아니고 이를 제공한 업체와 대가관계를 맺은 바도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상식과 경험에 따라 일반적인 마네킹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실무자들이 업체 관계자의 말만 믿고 별다른 의심 없이 제품을 받은 점, 경기 당일에도 오후 12시쯤부터 이미 설치가 완료돼 오후 7시에 경기가 시작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이를 확인해 사전에 철거하지 않았던 점 등 업무 처리에 매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한 “리얼돌은 이미 지난해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성 상품화 매개체가 되고 있으며 여성을 도구화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해한다는 등 많은 비판과 국민적 우려가 있었던 상황에서, 프로스포츠 구단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경기장에 버젓이 전시한 것은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라고 했다.

연맹은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처음 해당 업체의 연락을 받았던 연맹 직원에게도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연맹 직원은 업체 연락을 받고서 해당 업체의 실체를 확인하지 않고 “구단과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서울에 연락처를 전달했다. 연맹 인사위원회는 “업무상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해 징계한다”고 밝혔다.

[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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