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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엽의 새벽편지] ‘FC서울 리얼돌‘ 논란, 관련된 모두의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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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리얼돌 논란에 관련된 모든 분께.’

물 들어올 때 노 젓던 K리그가 더 많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하나원큐 K리그 2020’은 최근 개막했습니다. 아시다시피 2월에 시작했어야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5월이나 돼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촌이 코로나19로 시끄러운 가운데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 프로축구까지 개막한 한국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총 37개국에 중계권도 팔면서 말 그대로 전 세계의 이목이 K리그에 쏠려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개막전부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해외 중계 시청자 수가 1554만7000여명인 것으로 조사(1라운드 6경기 기준)됐습니다. 상승세는 2라운드에도 이어졌습니다. 각 구단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무관중의 단점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준비한 녹음 응원을 틀어 분위기를 띄우는가 하면 각종 걸개와 플랜카드, 카드섹션 등으로 팬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리얼돌 논란으로 노력이 묻히고 말았습니다. FC서울은 광주FC와의 홈 경기였던 지난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쪽 스탠드를 마네킹으로 채웠습니다. 서울 팬으로 알려진 한 마네킹 A업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관중이 없는 아쉬움을 줄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온라인상에서 일반 마네킹이 아닌 성인용품 ‘리얼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일파만파 퍼져나갔습니다. 리얼돌 제작 업체로 알려진 B사의 제품이라는 정황들이 계속 나왔고 이 논란을 파악한 주요 외신들이 앞다퉈 보도하면서 K리그는 리얼돌을 경기장에 배치하는 리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A업체 대표는 “리얼돌이 아닌 리얼 마네킹을 만드는 회사”라고 해명했지만 B업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서울 측은 “구단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피해자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A업체의 의도와는 별개로 해당 이벤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고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누가 더 잘못했고 누가 덜 잘못했고는 의미가 없습니다. 리얼돌 논란과 관련된 모두의 잘못입니다. 숨김없이 사실을 밝히면서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이번 논란을 더 키우지 않는 유일한 해답입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FC서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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