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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禪問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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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제13보〉(163~195)=신진서가 이 판을 이기고 나왔을 때 또 한 판의 준결승 박정환·타오신란전은 아직 '초저녁'이었다. 기자들이 신진서를 둘러싸고 누가 올라오길 바라는지 물었다. 위상으로나, 상대 전적으로 보나 타오신란이 훨씬 편하지만 그렇게 답할 수는 없는 노릇. 잠시 뜸을 들인 신진서가 답했다. "결승서 이기면 보람이고 패하면 아프죠. 상대가 누구건 똑같아요."

바둑은 195수까지 이어져 흑 불계승으로 끝났다. 그 마무리 과정을 쫓아가 본다. 163은 유리함을 의식해 자중한 수. 형세가 나빴다면 참고도처럼 좌상귀 백 전체의 생사를 추궁했을 것이다. 혹시 집 차가 크게 벌어질 경우 2승을 쳐준다고 했으면 이렇게 두었을까.

167, 169는 기분 좋은 수순이며 176과 177은 맞보기. 178은 일종의 꼬임수다. 흑이 덥석 참고 2도 1, 3으로 미끼를 물면 8까지 수가 난다. 195에 이르자 커제가 비로소 돌을 거두었다. 19세 소년 신진서의 중국 최강자 격파 소식에 한국 측 관계자들의 낯빛도 붉게 상기됐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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