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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반집의 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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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타오신란 七단 / 黑 김지석 九단

〈제13보〉(181~198)=프로들의 종반 계산력은 정밀 기계에 비유할 만큼 완벽하다. 흑백 돌들이 아무리 복잡하게 얽혀 있고 초읽기가 빗발쳐도 웬만해선 착오를 범하는 일이 없다. 반집을 놓고 승패가 오락가락할 때도 마찬가지다. 바둑 한 판에서 수십 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아마추어들로선 탄복할 만한 능력이다.

백이 △에 붙여온 장면에서 흑 181은 정수. 급한 마음에 참고 1도 1로 젖히기 쉽지만 백에게 6까지 되치기당해 잔뜩 보태준 결과가 된다. 182로 건너 백은 마지막 고비를 넘어선 느낌. 앞서 둔 △의 공로다. 반상 최대인 183은 흑이 차지했다. 하지만 죽어라 쫓아가도 흑이 반집 부족한 형세는 꿈쩍도 않고 있다.

184가 놓여 위쪽 퇴로가 막힌 이상 185는 불가피한 수. 185로 다른 곳에 두면 참고 2도의 피눈물 나는 끝내기를 각오해야 한다. 다시 선수를 잡은 백은 186부터 190까지 중앙 흑진을 헤집는다. 잡힐 듯, 잡힐 듯 반집의 간격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이 바둑은 과연 이대로 끝날까, 마지막 변화의 길은 없을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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