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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백의 快勝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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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펑리야오 六단

조선일보

〈총보〉(1~152)=통쾌한 역전승이었다. 초반 30으로 한 칸 뛴 백의 구상은 참신했지만 흑 33에 빛을 잃었다. 56까지 철저하게 저위로 눌려선 백의 불리한 출발을 부인하기 어려웠다. 백은 그러나 60의 강수를 교두보 삼아 착실한 반격에 나섰고, 중원 전투에서 초반 실점을 완전히 만회했다. 80으로 대세점을 차지한 뒤 84의 용의주도함, 94의 강수 등을 적절히 구사하며 대세를 장악해갔다.

흑도 완강하게 버텼지만 고비마다 약간씩 초점을 비켜 갔다. 79로 참고도였으면 백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악수는 악수를 부른다더니 97, 113에 이어 결국 129라는 패착이 등장했다. 129는 단순한 소탐(小貪)으로만 그치지 않고 132 이하 좌변 흑 대마가 몰살하는 대실(大失)의 발단이 됐다.

132의 급소 치중을 맞은 흑 대마는 혈도(穴道)를 잡힌 맹수처럼 꼼짝하지 못했다. 박정환의 최근 기보를 보면 역전승이 많다. 바둑리그 등 속기(速棋) 대국서도 AI(인공지능)로부터 중반 무렵까지 열세로 판정받았다가 뒤집는 경우가 흔하다. 이 바둑에서도 그는 의연한 자세로 때를 기다리다 뒤집기를 연출하는 강자의 승리 공식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152수 끝 백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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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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