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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연재] 매일경제 '이종열의 진짜타자'

‘낭중지추’ 채은성, 2019년도 힘차게 날아올랐다 (1편) [이종열의 진짜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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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채은성(29)을 보면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말이지만, 뾰족한 송곳은 반드시 뚫고 나오듯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남의 눈에 띈다는 의미다.

프로에 입단해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때, 스스로 노력해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필자가 채은성을 처음 본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일경제

LG 채은성은 2019년에도 힘차게 날아올랐다.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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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겨울 LG 구리 훈련장에서 처음 본 채은성의 모습은 마른 체구에 키가 크고 눈망울이 또렷한 선수였다. 당시 채은성은 관심을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훈련 과정 역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에게 시간이 많이 주어졌기 때문에 채은성은 쉽지 않은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필자와 같이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 훈련을 할 때는 힘든 기색 없이 배팅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간절함이 있었다.



하지만 채은성에게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이듬해 현역으로 군대에 입대했다. 보통 그렇게 되면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채은성은 이 시기를 반등의 기회로 만들었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파워라고 생각하고 몸을 만드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LG 역시 채은성을 기다려 주었고, 2014년부터 찾아온 실낱같은 1군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채은성은 2016년 타율 0.313, 9홈런, 81타점으로 이름을 알렸다. 1군 무대에 대한 간절함이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묻어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성적이 타율 0.267, 35타점으로 떨어지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1군 무대에 대한 간절함이 반대로 압박으로 작용하며 성적이 좋지 못한 날 잠을 설치기 일쑤였고, 체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악순환의 반복됐다. 프로선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체력, 심리적인 요소가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

다시 일어서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서 자신에게 맞는 타격폼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렇게 준비 동작을 빨리하면서 스트라이드를 먼저 하는 것을 찾았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중 이동의 폭이 넓어 타석에서 시간이 필요했다. 그 폼을 찾기 위해 주위의 코치님들과 선배들의 조언을 들은 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자세를 찾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마침내 지난해 2018년 타율 0.331, 25홈런, 119타점으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혹자들은 채은성의 성적을 매시즌 마다 다르다며 퐁당퐁당 성적이라 말하기도 한다. 선수라면 누가 그렇게 하고 싶겠는가. 그래서 더 이를 악물었고 2년 연속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런 소리를 잠재웠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야구 기술위원회 위원, 야구 대표팀 수비 코치)

2편에서 계속됩니다

영상제공=DF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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