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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더욱 빛났던 키움 불펜, SK 꺾고 PO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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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선발 제이크 브리검에 이어 6회말 마운드에 오른 키움의 조상우가 역투를 펼치고 있다. 인천=뉴스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는 1년여전인 지난해 10월27일 인천 SK행복드립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K 와이번스와 엄청난 난타전을 벌였다. 당시 6회까지 3-8로 뒤지다 7회초 타선이 대거 5득점을 하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말 박정권의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끝내 8-10으로 패했다. 수많은 안타는 물론 묵직한 한방까지 생산할 수 있는 강타선을 가졌지만 투수진, 특히 불펜이 얇았던 키움의 한계가 드러나는 경기였다.

그러나 1년후 같은 팀과 같은 곳에서 펼친 2019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달랐다. 여전히 상대는 막강 타선을 갖췄지만 키움 불펜은 무너지지 않았고, 끝내 승리의 주역이 됐다.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키움은 연장 11회말까지 가는 투수전 끝에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양팀은 통틀어 17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다. 가장 먼저 마운드를 밟은 양팀 선발투수들은 뛰어난 투구를 벌였다.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31)은 5.1이닝동안 3피안타만 맞으며 무실점 투구를 했고, SK 선발 김광현(31)도 5이닝동안 5안타만 맞으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이 무실점 투구를 했음에도 키움 장정석 감독과 SK 염경엽 감독은 비교적 이른 타이밍에 불펜을 가동했다. 그만큼 불펜의 강력함에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키움은 구원 평균 자책점 3.41로 리그 1위, SK는 369로 리그 3위를 달렸다. 두팀 모두 '우리 불펜투수들은 맞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렇기에 지난해 경기에서는 없었던 불펜진들의 투수전이 6회부터 펼쳐졌다.

이 불펜 맞대결에서 끝내 키움이 웃었다. 키움은 브리검에 이어 조상우(25), 이영준(27), 안우진(20), 이승호(20), 한현희(26), 김상수(31), 양현(27), 오주원(34)이 마운드에 올랐고, SK는 선발 김광현 이후 김태훈(29), 서진용(27), 정영일(31), 하재훈(29), 박민호(27), 문승원(30)이 공을 이어받으며 두 팀 불펜 모두 10회말까지 단 한점도 내주지 않으며 무실점 경기를 이어갔다. 이들은 짧은 이닝동안 10~20개의 공을 전지고 물러났지만 마운드에 선 순간만은 에이스 투수들만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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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하성이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 초 결승 적시타를 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그러나 아쉽게도 누군가는 무너져야 승부가 나는 법. 10회초 등판해 한회를 잘 막았던 문승원이 희생양이 됐다. 11회초 서건창(30)이 2루타를 치고 나가 만든 1사 2루의 기회에서 김하성(24)이 좌중간 펜스를 맞추는 2루타를 쳐서 길고 긴 0의 행진을 끝냈고, 이어 나선 이정후(21)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이날 10개가 넘는 안타를 치며 수많은 출루를 했지만 번번이 점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키움 타선은 불펜이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버텨낸 덕분에 연장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마침내 꼭 필요했던 결승점을 냈다.

한번 물꼬가 터지자 키움 타선은 더 점수를 냈다. 문승원이 만든 1사 1, 2루 위기에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희수(36)를 제리 샌즈(32)가 공략해 중전안타로 추가점을 만들었다. 이후 오주원이 마지막 1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드디어 경기가 끝났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의 기세를 몰아 플레이오프 첫판까지 잡아내며 지난해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불펜의 대활약과 막판 각성한 타선의 막판 맹타로 만든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도 키웠다. 29번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23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승률이 79.3%에 달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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