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라이너스 오픈 정상, PGA 4승째
인터뷰 중 한국말 소감 특별 요청
“힘든 시간 믿어준 팬들에게 감사
손가락 욕설 김비오 징계는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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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직후 기뻐하는 케빈 나.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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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에서 열린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최종 라운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파 퍼트를 성공한 재미교포 케빈 나(36)가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그린 위로 달려온 딸 리아(3)와 아내 지혜 나 씨를 얼싸안으며 자축한 케빈 나는 “한국어로도 우승 소감을 전하고 싶다”며 “허위 사실에도 (나를)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골프채로 말하는 게 가장 파워풀하다고 생각했다. 어금니 깨물고 이 갈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 순간 그는 눈물을 글썽였다.
패트릭 캔틀레이(27·미국)와 합계 23언더파 동타로 정규 홀을 마친 케빈 나는 2차 연장 끝에 우승했다. 5월 찰스 슈와브 챌린지 이후 5개월여 만의 우승으로 PGA 투어 개인 통산 4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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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든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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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까지 선두권이었던 케빈 나는 3라운드에서 버디 10개로 10타를 줄여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최종 라운드 10번 홀(파4) 트리플 보기로 캔틀레이에게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후 흔들리지 않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러모로 뜻깊은 우승이다. 그는 2011년 이 대회에서 PGA 투어 첫 승을 거뒀다. 프로 데뷔 8년, 211개 대회만의감격스러운 첫 승 때는 어머니만 지켜봤다. 그로부터 7년, 이번에는 부모님과 아내, 그리고 딸까지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26만 달러(약 15억원)다.
케빈 나는 “TPC 서머린은 내겐 축복의 장소다. 특히 아버지가 내 프로 우승을 이번에 처음 현장에서 보셨다.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우승을 거둬 매우 특별한 날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케빈 나는 영어로 우승자 인터뷰를 하다가 갑자기 한국어로도 소감을 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그를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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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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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는 8월 초, 한 종합편성채널 예능 프로그램에 가족과 출연했는데, 과거 사실혼 파기 및 관련 성 추문 등이 재조명됐다. 결국 방송에서 하차했다. 전 약혼녀가 “2014년 일방적으로 파혼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 케빈 나는 1,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케빈 나는 당시 “파혼 사실에 대해선 여전히 유감이지만, 아무런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파혼했다는 문제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특히 “성적 학대나 농락 관련 주장은 인신공격이자 허위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서는 상대 책임이 인정돼 큰 금액의 손해배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케빈 나는 다시 골프에 전념했다. 올 8월 아들 리우 군이 태어나면서 두 아이의 아빠로서 책임감도 커졌다. 결국 PGA투어에서 처음 우승한 특별한 장소에서 또 한 번 대회를 지배했다.
대회 직전, 케빈 나는 또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손가락 욕설을 했다가 자격 정지 3년 중징계를 받은 김비오(29)를 두고 “징계가 심했다. 김비오를 도울 게 있으면 돕고 싶다”고 발언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미국 현지 취재진은 케빈 나의 한국어 소감에 대해 “어떤 말을 한 건가”라며 기자회견에서 궁금증을 쏟아냈다. 케빈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난 당당하고 떳떳하다”며 “곧 한국에서 (팬들을)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그는 17일부터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릴 CJ컵에 출전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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