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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新鳩未越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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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투샤오위 五단 / 黑 김지석 九단

조선일보

〈총보〉(1~195)=옛 노(老)국수들이 관전기 등에 가장 즐겨 사용한 성어(成語) 중 하나가 '신구미월령(新鳩未越嶺)'이다. '어린 비둘기는 (아직) 재(嶺)를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젊은이의 미숙함과 선배가 지닌 관록의 무서움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 노국수들은 젊은이가 선배에게 패할 경우 어김없이 이 교훈을 동원했다. 이 바둑에도 딱 어울릴 경구(警句)란 생각이다.

아직 만 16세에도 못 미치는 중국 소년 투샤오위는 만만치 않은 재주를 보여주며 초반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중반전 진입 후 76의 방향 착오, 80의 탐욕이 이어지면서 무너져내렸다. 그가 좀 더 성숙한 시야를 갖췄더라면 76으론 참고도 1쪽에서 굳혔을 것이다. 14까지 마무리한 뒤 A의 대세점을 백이 차지할 수 있었는데 그 길을 놓쳤다.

대조적으로 김지석이 93부터 보여준 강공은 대담함과 정밀함에서 모두 완벽했다. 특히 팻감 우위를 바탕으로 감행한 107의 단수 한 방은 압권이었다. 힘바둑의 대명사인 김지석은 이로써 2연속 KO승을 거두고 대망의 8강 고지에 선착했다.(109 115 121…79, 112 118…102, 245수 끝 흑 불계승, 196수 이후 생략, 소비시간 백 3시간 25분, 흑 2시간 37분)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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