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강인(18·발렌시아)은 이적 문제로 속앓이를 했다. 임대 등을 통해 새 팀으로 떠나기를 원했지만 아시아계 구단주의 강력한 의지로 이적이 무산된 탓이다. 결국, 지난 2일 이적시장이 마감되며 이강인은 최소한 올 겨울 이적시장까지는 발렌시아에 남아 포지션 경쟁을 계속해야만 하게 됐다. 타팀에서 더 많은 출장기회를 받아 성장을 가속화하려했던 의도도 실현이 힘들어졌다.
다만, 발렌시아 잔류의 긍정적인 부분이 남아있기는 하다. 바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발렌시아는 지난해 라 리가 4위의 자격으로 2019~2020시즌 UCL에 나선다. 지난달 30일 조주첨을 통해 첼시(잉글랜드), 아약스(네덜란드), 릴(프랑스)과 H조에서 소속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다투게 된다. 이강인으로서는 상이한 스타일을 가진 타 리그 강호와의 경기라는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조별리그의 출전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5일 홈페이지를 통해 조별 리그 경기 출전자 명단을 공개했고,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1군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플레이어 리스트A’ 25명의 일원으로 이름 올렸다.
UCL 엔트리는 25인의 ‘플레이어 리스트 A'와 팀에서 직접 육성한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무제한으로 등록할수 있는 ‘플레이어 리스트B'로 구성돼 있다. 발렌시아 유스팀에서 성장한데다 2001년생으로 나이도 어린 이강인은 리스트B로도 등록자격이 되지만 발렌시아 구단은 이강인에게 주저없이 25개뿐인 1군 선수 명단의 한 자리를 부여했다. 비록 이강인이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에게 중용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팀의 확고한 1군멤버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인정해준 셈이다.
그런만큼 조별예선에서도 최소한의 플레잉타임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UCL에서 드디어 데뷔를 하게 되는 것. 이강인은 지난해 유로파리그를 통해 유럽대항전 데뷔를 이뤄낸바 있지만 UCL 그라운드는 아직 밟은 적이 없다.
데뷔가 언제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18일 첼시와의 원정 1차전은 16강 진출의 사활이 걸린 경기라 보수적인 마르셀리노 감독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올 시즌 주요 멤버의 이적으로 전력이 크게 약화된 아약스와의 다음달 3일 2차전 홈경기와 H조 4개팀 중 최약체로 평가받는 릴과의 10월 24일 원정 경기는 출전을 기대해볼 만 하다. 특히, 이들 경기를 전후해 발렌시아가 리그, 국왕 컵, UCL 등 여러 경기를 소화해야 해 주전들의 체력안배 차원에서 이상인이 플레이타임을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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