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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同甲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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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랴오위안허 七단 / 黑 신진서 九단

조선일보

〈제1보〉(1~19)=발이 빠르고 전투적이다. 돌이 얽힐 때 가공할 힘을 발휘한다. 수읽기가 깊고 변화를 즐긴다. 번뜩이는 자기 재주를 주체하지 못해 이따금 경솔한 모습을 보이는 단점도 지녔다…. 신진서의 특징을 정리하면 대략 이쯤 될 것이다. 그런데 이 평가는 대선배 조훈현에게 적용해도 신통하게 들어맞는다. 한국 바둑 최고 계보의 정점에 올랐던 조훈현을 빼 박았다는 점은 대성의 '보증서'이기도 하다.

신진서와 중국 랴오위안허(廖元赫)가 겨룬 한 판. 둘은 2000년에 출생한 동갑내기다. 초반은 예상대로 빠르다. 인공지능(AI)의 절대적 영향 아래 초반은 거의 정형화돼 있기 때문이다. 뻔한(?) 길을 놓고 오래 생각한다는 건 젊은 경쟁자로서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는다. 6의 마늘모 행마는 슈사이(秀策) 이후 한 세기 만에 재조명받고 있다.

7이 이색적이다. 백 '가'를 유도해 19의 호처를 차지하겠다는 구상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랴오위안허는 8로 걸쳤고, 흑이 9로 협공하는 바둑이 됐다. 9는 6분을 투입한 초반의 유일한 장고수로 참고도처럼 좌하귀 삼삼으로 뛰어드는 포석도 가능했다. 17로 한 번 걸쳐놓고 19로 육박한 점이 큰 자리. 바둑의 골격이 순식간에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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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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