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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팀에 대한 미안한 감정 들까봐 더 신경 써 던졌다”…베테랑 김진성 역투에는 유영찬 향한 절절한 마음 있었다 [준PO2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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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찬이가) 팀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들까봐 신경쓰였다. 그런 부분에서 더 신경쓰고 던졌다.”

베테랑 김진성(LG 트윈스)이 위기 상황에서 씩씩한 투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후배 유영찬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에 2-3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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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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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LG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KT에 넘겨주게 됐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아낸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73.3%(11/15)다. 3판 2선승제를 포함하면 무려 87.9%(29/33)에 달한다.

결과는 아쉬운 패전보였지만, 베테랑 김진성의 투구는 분명 돋보였다. 그는 LG가 1-3으로 뒤진 6회초 1사 1, 3루에서 선발투수 디트릭 엔스를 구원 등판했다.

안타 한 개만 내준다면 경기 분위기가 완벽히 KT 쪽으로 쏠릴 수 있던 상황. 그러나 김진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문상철을 3루수 병살타로 이끌며 단숨에 이닝을 매조지었다. 이후 그는 7회초에도 실점 없이 KT 타선을 봉쇄하며 제 몫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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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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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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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김진성이 역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팀 후배 유영찬을 생각하는 절절한 마음이 있었다. 올 시즌 LG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유영찬은 최근 힘든 일을 겪었다. 지난 3일 부친상을 당한 것. 5일 오전 발인이 거행됨에 따라 그는 1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단 이때도 경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유영찬이다.

6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리기 전 만난 김진성은 “우리 팀 마무리는 (유)영찬이인데 1차전에 나오지 못했다. 혹시나 팀에 대해 미안한 감정이 들까봐 신경쓰였다. 그런 부분에서 더 신경 쓰고 던졌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많이 위로해주면 그럴까봐 일부러 장난도 치고 있다. 어제(5일)도 여기는 신경쓰지 말고 어머니 잘 신경 써 드리라 했다. 저도 상을 치러봐서 아는데 몸이 힘들다. 오늘 (등판이) 된다고 하는데, 많이 피곤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4년 2차 6라운드 전체 42번으로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의 지명을 받은 뒤 히어로즈, NC 다이노스를 거치며 29222시즌부터 LG에서 활약 중인 김진성은 LG 불펜진의 핵심 요원이다. 지난해까지 617경기(623이닝)에서 43승 35패 38세이브 100홀드 평균자책점 4.16을 올렸다.

올 시즌에도 김진성의 활약은 이어졌다. 고우석(미국 진출), 이정용(군 입대) 등 주축 자원들의 이탈로 헐거워진 LG 불펜진을 큰 존재감을 선보이며 굳게 지켰다. 올해 성적은 71경기(70.1이닝) 출전에 3승 3패 1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3.97. 이후 그는 1차전에서도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실점을 억제했다.

김진성은 “(위기 상황 등판은) 늘상 있는 일이다. 똑같이 던졌다”며 “‘또 막아줄게’라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당차게 말했다.

하지만 최근 컨디션은 좋지 않다고. 그는 “(요 근래) 안 좋다. 감이 안 좋다. 어제도 감이 안 좋아서 계속 연습하고 걱정했다. 나가기 전까지도 계속 섀도(Shadow) 피칭하고 있었다. 밸런스와 구위 둘 다 안 좋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 걱정이 된다”며 “주자가 없는 상황에 나왔으면 아마 실점을 했을 것 같다. 주자가 있어서 ‘땡큐’하고 나왔다. 요새 주자 없는 상황에 나오면 실점률이 높더라”라고 했다.

물론 자신감은 여전했다. 김진성은 “주자 없는 상황에서 더 집중하고, 주자 있는 상황에 나왔을 때는 ‘또 막아줄게’ 이런 식으로 던졌다. 제가 잘 던진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1차전에서 석패한 LG는 2차전을 통해 반격을 꾀한다. 김진성은 “분위기가 다운되고 이런 것은 없다. 작년 (한국시리즈) 에서도 1차전 지고 우리가 이겼다. 동요되지 않았다”며 “어제는 (상대 선발투수) 고영표가 너무 공이 좋았다. 칠 수가 없는 공이었다. 오늘은 좀 다르다 생각하고 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기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약점을 잡고서라도 승부는 이겨야 한다.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것이 승부 세계”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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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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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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