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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웅대한 構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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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판윈뤄 八단 / 黑 김지석 九단

조선일보

〈제8보〉(93~105)=판윈뤄(范蘊若)는 우리 바둑계에 '병 주고 약 주고' 행보를 반복해 온 기사다. 2016년 LG배 때 최정이 16강에 오르고 '여제(女帝)'로 성장하는 데 길을 터주었던 은인(?)이다. 2018년 제30회 TV아시아선수권 때도 김지석의 우승에 일조했다. 반면 2017년 18회 농심배 때는 최종국서 박정환을 꺾어 실낱같은 역전 우승을 노리던 한국의 꿈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백이 △로 어깨 짚어 온 장면. 중앙 흑세 견제와 함께 ■ 두 점의 축머리이기도 하다. 흑은 거대한 단지(團地)를 조성하는 쪽으로 승부를 몰아가야 한다. 94는 당연해 보였지만 참고 1도처럼 처리하는 게 나았으리란 결론. 상변을 선수로 정비한 김지석, 이번엔 기수를 하변으로 돌려 97로 뛴다. 우측 백 6점에 대한 공격이다.

98로는 참고 2도처럼 상변으로 훨훨 날아가는 발상이 필요했다. 99가 호착으로 흑의 웅대한 구상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100, 102로 하변에 매달리는 사이 103으로 흑의 야심이 더 구체화됐다. 104는 일종의 집념. 세력은 공배에 불과하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과연 그럴까. 김지석은 묵묵히 105로 때려내 마지막 지뢰를 제거하고 때를 기다린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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