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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T1의 세계 정상을 향한 도전은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G2에게 패하며 4강에 그쳤다.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소속 팀이 MSI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T를 비롯한 LCK는 2017년까지 국제 대회에서 최소 준결승에는 항상 진출한 리그 위상을 지켜왔다. 역대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기록을 살펴보면 LCK는 우승 5회, 준우승 4회를 기록했고 MSI도 우승 2회, 준우승 2회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MSI에서 LCK 팀 킹존 드래곤X가 우승을 중국 로얄 네버 기브업에게 넘겼고 롤드컵에서는4강조차 진출하지 못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LCK 대표팀들은 설욕을 위해 대대적인 리빌딩을 강행했고 기존의 수비적인 메타들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LCK는 많은 변화를 보였다.
SKT, 킹존과 같은 강팀들은 올해 스프링 시즌을 거치면서 성장한 모습을 보였고 그리핀, 담원, 샌드박스 등 신생 팀들도 빛을 발했다. 반면 기존 강팀 젠지 e스포츠, KT 롤스터는 하위 순위로 밀려나면서 LCK의 판도는 예전과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메타'가 있었다. 경기를 주도하는데 있어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패치에 따른 전략 변화와 응용력 또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LCK에서 신생 팀들이 높은 순위에 오른 이유도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하는 밴픽과 전략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반면 이에 적응하지 못한 팀들은 도태됐다.
SKT는 스프링 시즌을 우승하면서 다시 한 번 국제무대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특히 SKT는 변칙 플레이가 특기인 그리핀을 정공법으로 눌렀기 때문에 팬들은 SKT가 LCK 대표로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의 자리를 빼앗아 올 것이라 예상했다.
SKT를 포함해서 LCK가 주로 쓰는 전략은 변수를 최대한 줄이고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교전을 피하며 운영을 통해 최대한 이득을 챙기는 안정적인 전략이다. 교전이 중심의 메타로 바뀌면서 어느 정도 공격적으로 바뀌긴 했지만 기본적인 틀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MSI에서 G2를 포함한 유럽, 북미 지역이 보여준 메타는 LCK와 전혀 달랐다. CS(크립 스코어)에 크게 개의치 않고 적극적인 교전이서 이득을 챙겼다. 밴픽 챔피언 선택에서도 LCK에서 서포터로 기용하는 '파이크'를 탑에 기용하거나 '소나'와 '타릭'을 동시에 바텀에 기용하는 등 창의적인 픽을 선보였다.
이번 4강전 SKT와의 경기에서도 G2가 창의성이 빛났다. SKT가 유일하게 밴픽에서부터 우위를 점했던 세트는 1세트 뿐이었다. 그들을 '이즈리얼'과 '카르마'를 선택해 G2의 '소나', '타릭' 조합을 무너트렸다. 이후는 G2가 모두 유리했다. 3세트는 밴픽과 상관없이 SKT '클리드'의 활약으로 게임이 유리했을 뿐 2, 4, 5 세트는 G2의 전략에 SKT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세트에서 G2는 SKT '페이커' 이상혁에게 대회 내내 강한 모습을 보인 챔피언 '사일러스'를 내주는 대신 '캡스' 라스무스 뷘터는 '아칼리'를 가져가 펜타킬을 기록했다. 4세트 역시 SKT가 도주기가 없는 챔피언을 선택하자 G2는 정글러로 '스카너'를 선택해 매번 기습을 성공시켰다.
5세트는 G2가 '신드라'를 선택해 페이커가 '르블랑'을 선택하도록 유도했다. 이어 신드라를 바텀으로 기용한 후 역으로 '리산드라'를 선택해 페이커의 기동력을 봉쇄했다. 경기는 G2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고 결국 결승까지 진출하며 우승했다.
G2 원거리 딜러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는우승팀 인터뷰에서 LCK에게 'G2처럼 미드 라이너를 원거리 딜러 포지션으로 보내면 된다. 그리고 바텀에서 미드 챔피언을 사용하면 된다'며 웃으며 조언했다. 재치있는 대답이었지만 실제로 그는 캡스 영입 전까지 G2의 미드라이너로 활약했다. LCK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이다.
LCK가 더 발전하려면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 창의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LCK가 고수해온 '탑1-정글1-AP 미드 딜러1-바텀 AD 원거리 딜러1-서포터1' 포메이션도 유럽에서 정립한 메타다. 즉 서양이 만든 틀을 LCK가 최고로 정제해 2017년까지 LoL 강대국이라는 타이틀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전 세계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천부적인 재능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던 시대도 지났다. MSI 동안 우승팀 G2가 그룹스테이지 최하위 팀 퐁 부 버팔로에게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이제 LCK는 더욱 영리해져야 한다. 과거에도 MSI 우승은 놓쳤지만 가장 큰 대회인 롤드컵을 재패한 경험이 있다. 올해 롤드컵 재도약을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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