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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여전히 일관성, 기준 없어 혼란스러운 3피트 수비방해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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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여전히 보는 이조차 알 수 없고 어려운 3피트 파울라인 수비방해 규정. 판정에 일관성도 없고 기준도 없어 현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1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3피트 수비방해 판정이 나올 만한 장면서 나오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됐다.

상황은 2회말 키움이 빅이닝(7점)을 따내는 장면서 시작됐다. 무사 1,2루서 키움 이정후가 기습번트를 시도했고 이는 투수 옆 오른쪽으로 흘렀다. 이를 롯데 투수 제이크 톰슨이 주저앉으며 잡아 1루로 송구했다. 다만 송구는 빗나갔고 결국 주자 모두가 살아 만루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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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고척돔서 롯데 키움전이 열린 가운데 2회말 이정후의 3피트 수비방해로 의심될 장면이 나오자 상대편 롯데 양상문(왼쪽) 감독이 심판진에 어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타자 이정후는 1루로 달리며 3피트 파울라인 안쪽으로 뛰었다. 육안은 물론 중계화면으로 꼼꼼히 살펴봐도 이정후는 끝까지 안쪽으로만 달렸다. 롯데 1루수 이대호와 양상문 감독이 이를 어필했으나 심판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시즌 강화된 3피트 파울라인 규정에 따르면 이는 파울이고 이정후는 아웃, 2,3루로 향한 주자들은 귀루해야 했다. 이미 몇 차례 관련 케이스가 발생했고 이때마다 논란이 생겼다. 심판진이 오심을 인정한 적도 있다.

이날 심판진은 5회말 이후 입장을 밝혔는데 위치 및 상황상 이정후가 수비방해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비방해가 아니기에 파울이 아니라는 것. 분명 롯데 수비진 위치상 수비방해로 해석될 여지가 크진 않다.

하지만 이는 여러 부분에서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우선 수비방해의 기준이 애매하다. 야수가 송구하는 시점만 명확하지 어떤 기준에 의해 어느 정도까지가 수비 방해인지 아직도 불분명하다. 심판진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5월19일 이정후 케이스와 지난 4월13일 LG 김민성 케이스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정후는 파울이 아니고 당시 김민성은 파울로 판정받았다. 이미 이와 같은 경우가 시즌 내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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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3피트 파울의심 장면. 타자 주자 이정후는 분명 3피트 안쪽으로 뛰고 있다. 롯데 수비방해로 보여지는 장면도 발견되지 않는다. 사진=KBSN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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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3일 잠실 두산 LG의 경기 중 김민성이 3피트 파울로 판정 받는 장면. 5월19일 고척 경기와 비교했을 때 수비방해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 힘들다. 사진=스포티비 방송화면 캡처


즉, 포수, 투수, 3루수, 유격수, 2루수 수비시에 따른 기준이 없다는 것. 그렇다고 단순 3피트 안쪽으로 뛰면 모두 수비방해에 저촉되는 것 또한 아니다. 일부에서는 안쪽으로 뛰면 무조건 파울이라는 의견이 있으나 심판진과 규정은 분명히 3피트를 넘어가는 순간 수비방해가 이뤄졌을 시 이를 파울로 정하고 있다.

이 모든 게 다 인정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바로 타자의 상황이다. 예를 들어 A라는 타자가 이번 경우처럼 3피트 안쪽으로 뛰었지만 상대 야수진 수비가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아 수비방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작전에 성공한다. 반대로 상대수비에 따라 수비방해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타자는 똑같이 안쪽으로 뛰어도 외부상황에 따라 파울유무가 가려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타자에게 무조건 안쪽으로 뛰는 습관을 체득하라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타자는 안쪽으로 뛰어도 사실상 운(?)에 의해 파울여부가 정해지기 때문.

이러한 경우가 발생할 때마다 1루수 및 사령탑이 황당한 표정으로 항의를 하는 이유다. 당하는 팀 입장에서 기준도 모르겠고 왜 이때만 적용이 되는지 억울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도 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경우에 대한 불만으로 팽배해있다.

이럴 때마다 심판진 설명은 중구난방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차라리 안쪽으로 뛰면 무조건 수비방해 판정이 이뤄진다면 판정시비가 덜 할 터인데 5월19일 고척경기처럼 수비방해 기준을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있으니 거듭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복잡하고 애매한 상황. 심판진은 자신들의 해석과 간단한 설명이면 무엇이든지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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