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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팀 농구에 발맞춘 이대성… '萬手'의 관리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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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우선주의자 유재학 감독, '튀는 농구' 즐기는 이대성에게 수비·팀플레이 집중적으로 지시

李, 챔프전 3차전서 20점 활약… 현대모비스 2승 1패로 앞서가

'만수(萬手)'의 '이대성 특별관리'가 통했다. 17일 남자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 3차전(인천 삼산체)에서 울산 현대모비스가 인천 전자랜드를 89대67, 22점 차이로 대파하고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2승1패로 앞서갔다. 현대모비스는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고 손쉽게 승리를 낚았다.

현대모비스 가드 이대성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0점(3어시스트 2리바운드)을 올려 승리의 공신이 됐다. 2점슛 4개 중 3개, 3점슛 6개 중 4개를 집어넣는 고도의 슛 감각을 선보였다. 전자랜드는 부상 결장한 외국인 가드 기디 팟츠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KBL 시즌 최다 관중인 8534명 앞에서 대패했다.

조선일보

현대모비스 이대성이 17일 남자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 수비수를 뚫고 돌파하는 장면. 이대성은 이날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20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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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만수' 유재학 감독이 '굉장한 보물'이라고 평가했던 선수다. 이대성은 중앙대를 중퇴하고 미국 브리검영대(하와이 캠퍼스)에서 1년을 뛴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보통 한국 선수들에 비해 드리블을 즐겨 하고 화려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시도하는 데 거침이 없다.

KBL 내 대표적인 '팀 우선주의자'로 꼽히면서 철저한 시스템 농구를 추구하는 유 감독 눈에는 '튀는 농구'를 하는 이대성이 마음에 들 리 없다. 유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보물'이란 표현 앞에 '아직 갈고 닦아야 하지만'이란 단서를 단 것도 이 때문이다.

유 감독은 지난 6년 이대성을 자신의 뜻대로 다듬어왔다. 수비와 팀플레이 같은 기본기를 집중적으로 가르쳤고, 자유로운 플레이는 되도록 절제하도록 했다. 이대성은 유 감독 밑에서 국가대표급 가드로 성장했지만, 유 감독은 지금도 그가 튀려고 하면 곧바로 제재를 가한다.

'특별 관리'는 17일 경기 중에도 계속됐다. 유 감독은 이대성이 실수할 때마다 불러 혼냈고, 작전 타임 때면 이대성 위주로 보완책을 지시했다. 경기 막판 이대성이 점수를 벌리는 3점슛을 터뜨렸는데도 "팀 플레이를 하라"며 다그쳤다. 경기 후 유 감독은 "혼낸 건 아니었다"면서도 "내·외곽을 섞어가며 공격하라고 지시했는데, 혼자 볼을 오래 갖고 있어 잔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대성도 유 감독 마음에 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평소 마음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달라고 유 감독에게 요구해왔다. 유 감독은 챔피언전을 앞두고 "자유로운 플레이를 참고 팀이 우승하도록 도우면 내년에 무제한 자유이용권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이대성은 "감독님 마음에 쏙 드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했다.

17일 3차전에서 이대성은 자신이 공을 들고 시간을 끌기보단 외국인 선수 섀넌 쇼터 등 동료에게 리딩을 맡기고 공간을 만들려 뛰어다니는 모습이 잦았다. 경기 후 이대성은 "1~2차전에서 졸전을 했다. 저 때문에 울산 팬들 마음고생이 많으셨을 것"이라며 "앞으로 연승으로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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