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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이종열의 진짜타자'

부지런한 아수아헤, 설레는 부산의 봄 [이종열의 진짜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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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 전 필자의 눈에 한 선수가 들어왔다.

일반적으로는 타자들이 상대 투수를 바라보며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선수는 수비 연습을 하고 있었다.

1루 덕아웃 옆 펜스에 볼을 던져 리턴되는 볼을 잡으며 전진하고 다리 스텝을 맞추고 있던 선수. 바로 롯데 새 외국인 선수인 카를로스 아수아헤(28)였다. 이번 시즌 롯데가 야심차게 영입한 내야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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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새 외국인 내야수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수비 훈련 중이다. 부지런한 아수아헤는 롯데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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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전설적인 유격수 아지 스미스가 운동장에 나오면 가장 먼저 한 훈련이 공을 가지고 벽에 튀기거나 둘이 앉아 원 바운드 볼을 잡는 일명 ‘핸들링’이었다. 아지 스미스의 핸들링 훈련은 양 무릎을 땅에 꿇고 상대가 던져주는 원 바운드 볼을 왼쪽 손목에 힘을 빼고 글러브를 이용해서 볼을 잡는 훈련이다. 수비 연습은 훈련이 아닌 놀이처럼 땅볼을 잡고 던지며 타구에 익숙해지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내야수는 부지런해야 한다고 한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먼저 수비가 안정적이어야 투수가 견딜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명투수 출신인 양 감독의 말은 일리가 있다. 그런 면에서 아수아헤는 상당히 매력적인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아수아헤는 메이저리그 1143이닝 통산 실책 수가 5개였다.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쉽게 얻을 수 없는 수치이다. 내야수는 타구를 기다리기 보다는 앞쪽으로 전진해서 볼을 처리하는 선수를 높게 평가한다. 이유는 땅볼 바운드 수를 줄이고 던지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줄여서 실수할 확률 즉 실책을 범할 확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기준에서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아수아헤를 보니, 먼저 전진이 좋으며 큰 스탭보다는 짧은 잽스탭으로 움직임이 좋아 보였다. 이러한 자세의 가장 첫 번째는 미리 준비하는 부지런함이 한 몫 했을 것 같다.



다만 공격적인 부문을 보면 메이저리그 3년 통산 타율 0.240 OPS 0.641을 기록했다. 수비 기록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운 공격력이다. 타격에서 타이밍은 시작이자 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외국인 선수들이 처음 KBO리그를 접했을 때 달라진 상대 투수의 투구 템포와 구종의 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바로 타이밍이다.

아수아헤는 큰 체격의 선수가 아니므로 홈런 보다는 빠르고 날카로운 타구를 생산하기 위해 배트 스피드를 높였다. 그 결과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타격을 보여주었고 장타와 더불어 홈런까지 만들어 냈다.

부지런히 준비하는 모습에서 수비와 마찬가지로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의 아수아헤가 올해 공수에서 활약을 해 준다면 기존의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비까지 더해져 리그에 큰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야구 기술위원회 위원, 야구 대표팀 수비 코치)

영상제공=DC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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