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박정환, '상하이 신화' 재현 시작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화요바둑]

국가 단체전 제20회 농심배

판팅위·이야마 꺾고 2연승

남은 과제는 4승. 박정환이 14년 만의 '상하이 대첩' 재현을 향해 또 한 발짝 전진했다. 18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서 시작된 제20회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3라운드 첫판(전체 10국)서 박정환(26)이 일본 이야마 유타(井山裕太·30)를 209수 만에 흑 불계로 꺾었다.

조선일보

박정환(오른쪽) 대 이야마 대결 모습. 박정환이 이겨 한국 1명 대 중국 4명의 각축전으로 좁혀졌다. /한국기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일 양국 간판이자 최종 주자끼리 격돌한 이날 바둑은 미세한 균형을 유지해 나갔으나 이야마가 우하귀에서 수를 내려다 손해를 봐 자멸했다. 둘 간의 상대 전적도 박정환 기준 5승 2패로 더 벌어졌다.

이로써 이번 대회는 한국 1명(박정환)과 중국 4명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박정환이 중국 기사 4명을 모두 꺾는다면 한국의 꿈같은 역전 우승이 이뤄진다. 반면 1패라도 당하는 날엔 대회는 중국의 우승으로 종료된다. 박정환은 지난해 11월 열렸던 2라운드 최종전서 중국 판팅위의 8연승을 저지한 데 이어 이야마를 넘어 2연승 중이다.

조선일보

박정환이 남은 중국 기사 4명마저 꺾고 한국 우승을 이끌 경우 6연승이 된다. 농심배 단일 대회 최다연승 기록은 중국 판팅위가 2번 작성한 7연승이다(별표 참조). 하지만 팀의 최종 주자를 맡아 우승까지 이끈 최장 연승 기록은 이창호가 6회 때 쓴 5연승이다. 박정환은 바둑 역사상 최고 신화로 남은 이창호의 '상하이 대첩' 재현을 넘어 기록 경신에도 도전하고 있다.

'추가 4승'의 길은 험난하다. 박정환이 몽백합배 현역 챔피언이라지만, 대기 중인 중국 기사들 역시 전·현직 세계 챔프들이다. 5년 넘게 국내 톱 랭커 자리를 지켜온 박정환의 뚝심을 믿을 수밖에 없다. 농심배서 그는 14회부터 7년 연속 출전, 통산 9승 4패를 마크 중이며 14회 대회 때는 '마무리 승점'을 따내기도 했다.

박정환은 이들 4명과의 상대 전적 합계에서 24승 17패로 앞선다. 2017 삼성화재배 우승자 구쯔하오에게 5승 1패, LG배를 제패했던 당이페이에게 3연승 중이다. 스웨에게만 6승 8패로 약간 뒤졌지만 현역 세계 3관왕 커제에게 10승 8패로 앞서 있다. 중국은 19일 벌어질 11국서 박정환의 다음 상대로 당이페이를 지명했다.

동양 3개국 토너먼트 연승전인 농심배서 한국은 12회에 걸쳐 우승, 중국(6회), 일본(1회)을 압도해왔다. 한국 바둑이 텃밭으로 가꿔온 농심배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오직 박정환의 손끝에 달렸다. 우승 팀에게만 5억원의 단체 상금이 지급된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