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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TEN 인터뷰] '붉은달 푸른해' 김선아 "20년 연기 생활 중 가장 아팠던 작품…시즌2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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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유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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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아./사진제공=굳피플

“최선의,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배우 김선아는 최근 끝난 MBC ‘붉은 달 푸른 해’(연출 최정규·강희주, 극본 도현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아동심리 상담가 차우경(김선아)이 시를 단서로 아동학대와 관련된 사건의 진실과 함께 자신의 과거를 찾아나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학대를 다루면서도 학대피해를 자세히 연출하지 않는 묘사와 탄탄한 극 설정이 호평 받았다.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주제 때문일까. 시청률은 경쟁작에 밀렸다.시청률 50%를 넘겼던 MBC ‘내 이름은 김삼순’, 두 번째 연기대상을 안겨준 SBS ‘키스 먼저 할까요’ 등 김선아의 화려한 경력에 비해 시청률 4~5%는 미미했다. 하지만 김선아는 거듭 “이 작품에 출연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제작진과 작가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대본을 처음 보고 나서 추리소설 네 편을 몰아 읽은 기분이었어요. 궁금증이 끊이질 않았어요. 도현정 작가의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엄청난 팬이라서 이번 작품이 들어왔을 때 ‘나, 이거 해야만 한다’고 말했거든요. 최정규 감독과는 첫 만남부터 재미있었어요. 얼굴 한 쪽을 앞머리로 가리고 오셨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죠.(웃음) ‘그래서 동생은 어떻게 된 거죠?’라고 물어보면서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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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선아./사진제공=굳피플

김선아는 “시청률이 아쉬운 건 맞다. 안 아쉬우면 안 된다”면서도 “그래도 처음부터 시청률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작했다. 물론 높으면 좋았겠지만, 그저 대본의 글자 하나 하나, 한 줄 한 줄에 폐가 되지 않고 우경이로서 잘 전달해야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고 밝혔다.

아동학대를 소재로 한 이번 작품을 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처음 두 달은 악몽에도 시달렸다. 식은 땀을 흘려서 연기를 하며 매번 옷을 다시 갈아입었을 정도다. 마지막 한 달 정도에는 점차 나아졌다. 그럼에도 극 중 차우경이 죽은 동생의 유골을 발견하는 장면에서는 “심장이 떨릴 정도로 아픔”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벽난로 앞에 서는 장면은 20년 연기 생활 중에 가장 아픈 장면이었어요. 감독님이 ‘(유골을) 볼래요?’라고 묻는데 ‘아니요. 안 볼래요. 있는 그대로 할래요’라고 했습니다. 모래를 얼마만큼 파내야한다고 설명을 해주시는데 그걸 듣는 내내 몸이 이상했어요. 제가 큰 곡괭이로 모래를 파야 했거든요. 처음에는 무거워서 제대로 들지도 못했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곡괭이를 들고 있더라고요. 연기지만, 충격이 컸어요. 분노를 절제할 수가 없었죠. 시체를 생매장했다는 사건이 뉴스에 참 많이 나오잖아요. 우경이의 내레이션 중에 ‘이 분노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라는 대사가 있어요. 정말로, 이 분노는 어디서 온 걸까요?”

김선아는 지난 연말 SBS 연기대상에서 감우성과 함께 공동대상을 받았다. 시상식 당일, 동료들과 함께 있던 김선아는 자정이 지나자 시상식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붉은 달 푸른 해’ 촬영이 걱정돼서였다. 대상으로 호명되자 ‘얼떨떨했다’는 그는 시상식이 끝난 뒤 벅차오름을 제쳐두고 충남 무창포로 향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바로 서해안으로 넘어가서 촬영했어요. 학대 피해자인 은호가 죽는 장면이었어요. 너무 아팠습니다. 그런데 장소는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갑자기 눈까지 와서 더 아름답고 슬펐어요. ‘내 이름은 김삼순’ 당시 한라산에 올라갔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우박이 갑자기 내려서 감정이 더 격해졌거든요. 앞으로도 그곳에 가면 너무 아름답고 또 여전히 마음이 아릴 것 같아요.”

김선아의 차기작은 드라마 ‘시크릿 부티크’다. 로비스트가 되어 파워게임을 벌인다는 설명. JTBC ‘품위 있는 그녀’에서 박복자로 처절한 연기를 펼치고, ‘붉은 달 푸른 해’에서는 자신의 두려운 과거를 직면하는 차우경이 되었던 그다운 선택이다. ‘붉은 달 푸른 해’ 시즌2에 대한 소망도 드러냈다.

“사실 마지막 회에서 에필로그가 편집됐어요. 붉은 울음(아동학대 가해자만을 살해하는 범인)이 감옥에 있는데, 바깥에서 또 다른 붉은 울음의 존재가 암시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동학대는 끝나지 않았으니 붉은 울음의 활동도 계속되는 거죠. 이 장면을 찍으면서 ‘시즌2를 제발 하고 싶다’고 외쳤어요.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열심히 할 겁니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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