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욕먹는 한국 축구 왜?
언론·팬들은 늘 최상 원하지만
선수는 상대,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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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완벽에 가까운 축구를 구사하는 국가대표팀이 과연 있을까? 지구촌 최고 스타 리오넬 메시가 포진한 아르헨티나도 월드컵 남미예선 때면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늘 애를 먹는다.
축구는 두 팀이 11명씩 맞붙어 골로 승부를 가리는 게임. 22명의 선수들이 쉴 새 없이 그라운드에서 맞부닥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경기다. 안 뛰어본 사람들은 모른다. 한쪽 팀 선수들이 그냥 그라운드에 놀러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팀이라 해도 상대가 수세적으로 나오고 문을 걸어 잠그면 애를 먹기 일쑤다.
이 세상에 늘 완벽에 가까운 한 패스를 구사하고, 쏘았다고만 하면 슛이 골대를 향하게 하는 선수는 없다. 또 100%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수비수들도 없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기량이 들쭉날쭉하기 마련이다. 골을 내주면 그 이상 넣고 이기면 최상인 게 축구다. 그러나 팬들이나 언론이 기대치는 그런 최상을 요구하고 있으니, 국가대표 선수하기도 힘들다.
지난 22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한국이 난적 바레인을 2-1로 눌렀지만, 팬들이나 언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포털에 뜬 벤투호 관련 내용은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경기내용이 썩 좋지 않았는 뜻이었다.
실제 한국은 이날 전반에 좌우풀백을 활용한 전술로 여러 차례 기회를 잡는 등 경기를 지배했으나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애를 먹었다. 바레인이 피지컬 면에서 그만큼 강했고, 역습 능력도 좋았기 때문이다.
전반 내내 집요하게 좌우 측면을 활용한 공격으로 바레인을 몰아붙인 한국은 후반 들어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고비를 넘겼고, 연장 전반 추가시간 2분 김진수의 골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막판 황인범 대신 이승우, 연장 전반 6분 홍철 대신 김진수를 투입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용병술이 만들어낸 승리였다고 할 수 있다.
경기장에서 극적인 승부를 지켜보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일궈낸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골이 터질 땐 일어나서 박수까지 쳤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비판받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늘 최상만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너무 모진 일이다. 그게 완벽·성적 지상주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아부다비/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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