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 번의 국제대회에서 우승 1회(AFF 스즈키컵), 준우승 1회(AFC U-23 챔피언십), 4강 1회(아시안게임)를 기록하며 베트남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다만 연령(U-23) 및 지역(동남아시아) 등 제한조건이 걸려있던 대회였다.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아시안컵은 진정한 시험대였다. 베트남은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을 정도로 아시안컵은 ‘남의 잔치’였다. 2007년 대회도 공동 개최로 자동 진출권을 획득한 것이었다.
2019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이라크-베트남전에서도 지략이 돋보였던 박항서 감독(오른쪽). 사진(UAE 아부다비)=ⓒAFPBBNews = News1 |
베트남은 박 감독 부임 후 색깔이 뚜렷했다. 개인보다 팀을 중시했다. 기본적으로 많이 뛰는 축구다. 조직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특히, 수비가 단단했으며 역습이 날카로웠다.
박 감독이 만든 이 색깔이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통할 지는 큰 관심사였다. 박 감독 부임 후 가진 A매치 상대는 강호와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 이란, 이라크, 예멘과 D조에 편성됐다. 조 3위까지 16강에 오를 수 있다고 해도 베트남에겐 험난한 조였다. 이 가시밭길을 통과할 경우, ‘박항서 매직’은 업그레이드가 되는 셈이었다.
베트남의 아시안컵 첫 상대는 이라크였다. 가장 최근 아시안컵 상대(2007년 대회 8강 0-2 패)이기도 했다. 우승후보로 분류되지 않지만 객관적인 전력상 베트남보다 한 수 위다. 4년 전에는 4강까지 올랐다.
베트남은 예상을 깨고 이라크를 상당히 괴롭혔다. 빠르고 조직적인 축구로 이라크의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24분과 전반 42분 잇달아 골을 넣었다. 첫 번째 골은 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두 번째 골은 민첩성, 집중력이 돋보였다. 베트남 축구 색깔이 잘 묻어났다.
이라크는 베트남에 먼저 골을 내준 후 따라 붙었다.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베트남이 2골을 허용했지만 전반적으로 박 감독의 계획대로 흘러갔다.
베트남은 2019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골을 터뜨렸다. 사진(UAE 아부다비)=ⓒAFPBBNews = News1 |
베트남은 후반 들어 수비에 비중을 뒀다. 무승부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베트남이 염두에 두는 1승 상대는 이란에 0-5로 대패한 예멘이다.
체력이 떨어질 후반 중반 이후 버틸 수 있을 지가 관건이었다. 이라크는 쉴 새 없이 두들겼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베트남이 극단적인 수비만 펼친 것도 아니다. 꽝하이, 콩푸엉이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다만 뒷심이 부족했다. 후반 45분 알리 아드난의 프리킥 슈팅이 승부를 뒤집었다. 베트남은 A매치 18경기 연속 무패(9승 9무) 행진이 끝나며 다 잡은 승점 1을 놓쳤다. 그래도 베트남의 선전이었다. 베트남은 잘 싸웠다. rok1954@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