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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왕조의 흥망성쇠' 삼성-SK와 미완의 왕조 두산 '닮은 점, 다른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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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두산 양의지가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 12. 10.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십년 가는 권력 없고 열흘 이상 붉은 꽃 없다는 뜻인데 권력의 무상함을 일컫는 말이다. 프로야구에서도 최강 전성시대를 구축했던 팀들을 ‘왕조’로 칭하기도 하는데 역시 번영 뒤에는 몰락이 뒤따르기도 했다. 왕조는 건설하기도 어렵지만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 가장 최근 왕조의 흥망성쇠를 대변하는 삼성과 SK, 그리고 신흥왕조를 꿈꾸는 두산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삼성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연속 KS 진출에 4연속 통합우승(2011~2014)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엔 연속 최하위권인 9위에 머물렀고 올해도 마지막 순간 6위로 순위가 오르기는 했지만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프로야구 원년멤버로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는데 성적이 급전직하해 하위권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삼성보다 사정은 낫지만 올해 우승을 차지한 SK도 왕조의 구축과 몰락을 빠아프게 경험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3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5년간 중위권으로 처졌다.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후인 2015년과 2017년 5위로 겨우 PS맛을 봤다가 다시 전력을 재정비해 올해 정규시즌 2위에 KS 우승으로 부활했다.

막강 전력을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은 거듭된 FA 선수 유출과 내부 육성 실패로 전력이 급전직하했다. 2015년말 거포 3루수 박석민이 NC로, 2016년말엔 4번타자 최형우와 토종 좌완 에이스 차우찬이 각각 KIA와 LG로 빠져나갔다. 비슷한 기간 내부 FA 윤성환, 안지만, 조동찬을 잡고 이원석, 우규민을 영입하는 등 완전히 지갑을 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중심타선과 에이스 유출의 후유증은 컸다. 내부적으로 신인왕 출신 구자욱 하나 정도가 제대로 성장했을 뿐 치고 올라오는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2018시즌에도 삼성은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투수는 한 명도 없고 팀홈런은 NC 다음으로 적은 소총군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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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감독과 코칭스태프. 2018. 9. 18 대구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SK도 2012년부터 꾸준히 주축선수들이 빠져나갔다. 2011시즌 후 벌떼 마운의 핵 잠수함 정대현과 좌완 이승호가 롯데로 이적했고 이듬해엔 이호준, 그 다음엔 내야수 정근우가 빠져나갔다. 2015년말엔 마무리 정우람과 셋업맨 윤길현도 둥지를 옮겼다. 삼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타선의 핵 최정과 에이스 김광현, 그리고 수비 중심 김강민 등을 잡아 왕조의 뼈대를 그대로 지켰다는 점이다. 뼈대를 유지한 가운데 한동민, 김동엽 등 자체 육성과 트레이드 등으로 다시 하나씩 살을 붙여가며 체질을 개선해 다시 KS 왕좌에 올랐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연속 KS진출에 두번의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왕조 구성 과도기다. 하지만 매년 핵심선수들이 빠져나가 왕조의 꽃을 피우기도 전에 무너질 우려도 있다. 다만 핵심 선수가 빠져도 새 얼굴이 그 자리를 메워 나가는 선순환이 유지되고 있다. 2015년 첫 우승후 타선의 핵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이적했지만 김재환이 거포 잠재능력을 터뜨리며 그 이상의 몫을 했고 박건우도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했다. 국가대표 외야수 민병헌이 빠져나간 뒤엔 조수행, 정진호 등 백업선수들이 돌아가며 알토란 활약을 했고 시즌 후반엔 ‘잠실돌’ 정수빈이 복귀해 공백을 느낄 틈이 없었다. ‘화수분’처럼 새 선수가 배출되는 팀컬러와 미래를 대비한 안배로 충격을 최소화했다. 또 같은 기간 팀의 근간을 지키기위해 키스톤 콤비 김재호, 오재원과 계약하는 등 줄기는 그래도 유지했다.

하지만 공수의 핵인 포수 양의지 잡기에 실패한 것은 이전과는 다른 위기로 다가온다. 박세혁, 이흥련 등 대체자원을 준비해놓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의 충격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SK, 삼성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상위권에 머무는 동안 스카우트를 통한 신인 농사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고 될성 부른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어중간한 성적이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기에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지에 더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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