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균안은 25일 홈인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서 선발 등판해 1.2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2회도 채우지 못한 가운데 투구수가 무려 83구를 기록한 참사였다.
올 시즌 내내 부진한 투구를 기록 중인 나균안이지만 한 경기 최소 이닝 소화에 최다 실점으로 그야말로 최악의 투구를 했다. 나균안이 2회 교체될 때는 사직구장에서 홈관중들의 야유가 나왔다. 홈구장의 소속 선수가 그것도 자신의 구단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최근 성숙한 응원 문화가 정착한 이후에는 홈 선수들이 야유를 받는 장면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나균안이 1.2이닝 8실점 참사 이후 교체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만큼 나균안의 투구와 모습이 실망스러웠다는 뜻이다. 부진한 결과에 대해 더 관중들의 질타를 받은 또 하나의 이유가 더 있다. 바로 경기 전부터 나균안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24일 늦은 밤 부산 모처의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목겸담이 퍼졌기 때문이다. 모든 관중들이 이같은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팬들의 싸늘한 반응은 그만큼 나균안의 부족한 프로의식에 대한 실망이 컸다는 건 분명했다.
경기 내용적으로도 의욕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1회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한 나균안은 5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순식간에 4실점을 했다. 2사 후에도 박찬호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단숨에 무너졌다. 주중 화요일 첫 경기부터 불펜 투수를 소모하기 시작하면 경기는 어렵게 흘러갈 수 밖에 없다. 불펜에서 투수들이 몸을 풀 시간조차 주지 않으면서 난타를 당한 나균안이었다.
2회에도 나균안의 부진한 투구는 이어졌다. 선두타자 볼넷 허용 이후 이번에는 2사 후 연속으로 2개의 볼넷을 내주고 만루를 허용하더니 폭투로 1점을 내줬다. 이 과정에서 홈 커버를 하다 넘어지면서 오른손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후속 상황 한준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나균안은 벤치에 스스로 교체 사인을 보냈다. 결국 추가로 볼넷을 더 내준 나균안은 불펜에서 교체 준비를 마친 이후에야 마운드서 내려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성인인만큼 나균안의 사생활 문제를 하나하나 다 통제할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로서 자신의 선발 등판 경기 전날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에 참여한 것도 모자라 경기에서도 실전을 통해 아무런 영향이 없음을 증명하지도 못했다. 대중들의 입장에선 결국 부진한 투구를 전날 술자리와 연결시킬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나균안의 부진이 단지 25일 모습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란 점에서 팬들의 실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투수 전환 이후 3번째 시즌이었던 2023년 지난해 나균안은 23경기서 6승 8패 평균자책 3.80을 기록하며 국가대표로도 뽑히는 등 훨훨 날았다. 실패한 대형 포수 유망주 출신의 선수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인간승리의 선수로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불륜·폭행 등에 대한 부인 A씨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큰 논란을 빚었다. 이후 나균안은 해당 문제에 대해 부인하면서 법적인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생활과 별개로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나균안의 부진한 투구는 계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그리고 나균안은 올 시즌 14경기서도 2승 7패 평균자책 9.05로 최악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평균자책 순위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 리그에서 가장 부진한 선발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나균안의 부진이 계속 길어진다면 결국 김태형 롯데 감독도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상황이 벌어진다면 안팎의 시끄러운 논란 속에서도 자신을 계속 기용해 준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믿음조차 저버린 일이 될 수 있다. 또한 사생활 문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나균안을 감쌌던 이들의 신뢰까지 무너뜨린 방종의 배신이 될 수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