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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2018국감]'야알못' 질의에 선동열 감독 '소신'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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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선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 병역 미필선수 선발 논란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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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의 줄임말)’ 국회의원들의 엉성한 질의는 ‘야구도사’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을 전혀 흔들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은 10일 국회서 열린 2018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선수 선발 논란에 대한 국회의원 질의에 답했다.

현직 국가대표 감독으로선 처음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선 선동열 감독은 오후 3시 경 굳은 표정으로 국감장에 들어섰다. 증인 선서를 한 뒤 국회의원들의 심문에 응했다. KBO 전 사무총장이었던 양해영 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도 함께 국감 증인으로 참석했다.

대표팀 선수 선발에 있어 청탁이나 다른 고려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국회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오로지 실력으로만 뽑았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야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의원들이 어설픈 지식으로 공세를 하려다보니 선동열 감독의 소신이 오히려 돋보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선동열 감독을 몰아붙이기 위해 추측이나 의혹 제기가 이어졌지만 뚜렷히 드러난 것은 없었다.

선동열 감독이 출석한 이날 국정감사는 예상대로 오지환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지환은 경찰야구단과 상무에서 대체복무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국가대표에 뽑힌 뒤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를 받았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프로야구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본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묻자 선동열 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수민 의원이 “청탁이 있었느냐?”, “실력이 비슷한 경우 병역 미필 여부가 영향을 주는가”라고 추가 질문을 했지만 선동열 감독인 재차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2018년 9월 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을 논하는데 있어 2017년 기록을 가져와 추궁하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기기에 충분했다.

김수민 의원은 이름을 가린 A와 B 두 선수의 2017년 성적을 보여주며 “A가 오지환이고, B가 김선빈이다. 선 감독은 오지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위해 최근 3개월 성적으로 선수를 선발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시대적 흐름을 헤아리지 못한 건 죄송하다”면서도 “선수 선발은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 감독이라면 지금 컨디션을 좋은 선수를 써야 한다. 통산 성적으로 선발하면 오히려 이름값으로 선수를 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어떤 감독이든 이름만 가지고 뽑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날씨도 더웠기에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며 “8월이면 KBO리그 페넌트레이스 도중이다. 베테랑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서 젊은 선수를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선동열 감독이 대표팀 전임감독에 취임하는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선동열 감독이 “연봉은 2억원”이라고 밝히자 손혜원 의원은 “사과하시든지, 사퇴하시든지 하라. 선 감독 때문에 프로야구 관객이 20%나 줄었다”며 떨어진 야구인기의 책임을 선동열 감독에게 몰아갔다.

이어 손혜원 위원이 뒤늦은 해명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에 대해 따져묻자 선동열 감독은 “말을 하면 할수록 오해가 있을 것 같아 하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먼저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오지환 선수는 제 소신껏 뽑았다”고 답했다.

선동열 감독은 “지금까지 운동만 했지만, 행정이나 사회는 진짜 몰랐다”며 “모든 걸 몰랐던 걸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선수 선발 과정에서) 국민께 귀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사과의 말로 증언을 마쳤다.

결과적으로 선동열 감독의 ‘소신’ 논리에 맞서기에 국회의원들은 너무 어설펐고 준비가 안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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