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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은메달→동메달→시상식 보류, 장애인AG 남북 수영 단일팀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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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남북 수영단일팀 '코리아'가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400m 34P 결선 3위에 올라 장애인 국제 스포츠대회 사상 단일팀 첫 메달을 획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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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수영 단일팀이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은메달에서 동메달로 바뀌고, 시상식을 보류하는 파행이 일어났다. 이유는 무엇일까.

코리아 단일팀은 8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 센터에서 펼쳐진 수영 남자 계영 400m 34P 결선에서 4분24초95의 기록으로 일본(4분07초18)과 중국(4분08초01)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목표했던 사상 첫 메달을 딴 후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환호했다. 경기 뒤 한국팀에겐 은메달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레인 심판이 선수 교대 과정에서 일본의 부정출발을 제기했다. 단일팀 선수들은 다시 한 번 환호했다.

그러나 경기 뒤 '코리아'의 순위는 다시 3위로 바뀌었다. 실격 직후 일본이 판정 소청을 했고, 비디오 판독을 거쳐 일본의 실격이 무효화됐다. 남·북 선수단이 동시에 반발하며 현장이 시끄러워지자 조직위는 1~4위 국가에 판정 과정을 설명하고 시상식 개최 연기를 통보했다. 예정된 모든 경기가 끝난 뒤 수영경기 운영을 총괄하는 세계장애인수영연맹(World Para Swimming) 테크니컬 디렉터(TD) 주재로 긴급회의가 열렸다. 단일팀, 일본, 중국 등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 각국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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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전민식 선수단장과 북측 정현 선수단장이 한반도기를 들고 단일팀을 응원하는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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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재판독 및 1시간 여의 논의를 거친 결과 코리아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맹 명의의 공문을 통해 '일본의 소청을 인정하고, 실격 판정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전민식 대한민국 선수단장과 정진완 총감독은 "일본의 소청 이후 TD측이 비디오를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터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정했다. 우리의 항의 후 재검토 했지만 이미 이뤄진 비디오 판독 결과를 뒤집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선수단은 동메달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순위가 결정된 뒤에도 시상식 참여를 놓고 매끄럽지 못한 운영이 드러났다. 메달을 따낸 남북 선수 7명 중 결선에 출전한 남측 4명의 선수만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영은 쇼트트랙처럼 예선만 출전한 선수도 메달을 받을 수 있다. 남북은 출전선수 전원에게 메달이 수여되기 때문에 경기력을 감안해 예선은 남·북 선수 2명, 결선은 남측 선수 4명이 출전하기로 했다. 예선에서는 정국성(21·북), 전형우(16·충남고), 김세훈(21·울산 북구청), 심승혁(22·북)이 번갈아 나섰고, 결선엔 김세훈, 권용화(19·경기도장애인체육회), 이동구(37·부산시장애인체육회), 권 현(27·부산장애인체육회)가 출전했다.

세계장애인수영연맹(World Para Swimming) TD는 시상 규정을 들어 "남북 선수들이 함께 시상대에 오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규정에는 '릴레이 경기의 메달은 예선, 결선을 뛴 모든 선수들에게 주어진다. 예선만 뛴 선수의 메달은 선수단장(Team Leader)을 통해 전달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규정을 뒤늦게 확인한 북측은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정진완 남측 총감독 역시 "단일팀의 평화, 화합의 취지를 거스르는 결정이다.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9일 "아시아패럴림픽위원회(APC)와 조직위측에 단일팀의 특수성을 인정, 출전 선수 전원이 시상식에 참여하거나 남북 선수 각 2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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