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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안봉균 작가 “비석을 모티브로..더 다양한 언어 담아야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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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취재=안하나 기자/영상=민진경 기자] 안봉균 작가가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를 통해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말하다, 쓰다, 그리다’라는 주제로 이미지와 텍스트의 상호관계성을 차용하여 화면에 재현해낸다.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10월, 그를 만나기 위해 금보성아트센터를 찾았다.

안봉균 작가는 살뜰하게 기자들을 맞이해 줬고, 이후 자신이 작업하고 있는 작품 세계, 기법 등을 풀어냈다.

매일경제

사진=


“작품들이 언뜻 보기에 비석 같은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허나 자세히 보면 무채색이 아닌 컬러가 있는 작품이고, 글씨들도 튀어나온 게 있고 들어간 게 있다. 또한 텍스트가 빼곡히 있는 바닥은 시간성, 역사성이나 문명의 흔적을 드러내는 것이고, 그 위에 자연물이 있는 것은 작은 생명체들로 조개, 소라 등으로 표현했다. 즉 이번 전시회는 얹혀 있고 그것들이 궤적을 만들고 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안 작가는 매우 독창적인 작업방식과 기술로써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관계라는 예술의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 이번 작품들 역시 기법은 물론 재료 역시 독특하다.

“이 작업을 하기 전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페인팅 작업을 했다. 아크릴이나 유화 물감으로 했는데 대학원 다니면서 고민을 했다. 너무 기본에 사로잡힌 거 같아 작업을 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화석 이미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광개토대왕 비석, 팔만대장경 비석을 보면서 매력에 빠졌고, ‘텍스트만 빽빽하게 담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때의 생각이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또한 “처음에 작품을 완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캔버스의 크기가 작으면 작은 대로 텍스트가 작아지니 섬세한 작업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렸고, 크면 큰 대로 많은 작업을 해야 했기에 시간이 오래 소요됐던 거 같다. 허나 이제는 반복하다 보니 속도가 빨라졌다.”

그의 작품은 색감 역시 화려하다. 이에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의도하는 색은 있는데 최종적으로 완성된 작품의 색을 보면 아니다. 우연히 많이 개입되는 색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개입되면서 화면 색상이 자연스럽다.”

안 작가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 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어느 날 딸이 ‘아빠가 한 작업은 젤리 같다’고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색다른 울림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품을 해석하고 느끼고 하는 것은 열려 있는 거 같다. 관람객들에게 다양하게 보일 수 있을 거 같아 오히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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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봉균 작가 제공


안 작가는 지난해 금보성아트센터 2017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상이라는 것이 여러 가지 의미로 존재할 터. 안 작가에게 있어서도 올해의 작가상은 남다른 의미로 작용했다.

“아직 나이가 젊은데..그동안 공모전에서 상은 받았는데 미술상은 처음 받았다. 감개무량했고 이후 작업을 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됐다. 지금도 감사드린다.(미소)”

특히 그는 “사실 조용히 작업했는데 상을 받은 뒤로는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놀랐다. 솔직히 부담스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감사하기도 했다. 앞으로 더 책임감을 느끼고 모든 일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임감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도 작용한다. 안 작가는 작업하는 시간 외에 학생들을 가르치며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학생들에게 특별하게 ‘어떻게 해라’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학생들 개개인의 장단점이 있고, 경험이 있다. 그것에 맞춰서 도와주는 게 내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가르치고 있다.”

안 작가는 올해도 쉼 없이 작업을 해왔다. 유종의 미를 시작으로 내년을 위해 끊임없이 작품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쉼 없이 달려왔기에 전시회가 끝나면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또 찾아뵙지 못한 사람들도 만나고, 다음 작업을 위해 캔버스 작업을 해야 할 거 같다. 캔버스를 그냥 사서 작업하지 않는다. 깎아야 작업을 할 수 있기에 당분간은 이 작업에 몰두할 거 같다. 나아가 이번에는 한글, 영어, 한자만 작업했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언어를 담아내려고 생각 중이다. 기대해 달라.”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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