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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한국 대표팀, 올해도 '죽의 장막' 뚫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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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제20회 농심배 16일 베이징 개막

한·중·일 3국은 바둑에 관한 한 양보할 수 없는 라이벌이다. 해마다 가을부터 이듬해 초까지, 3국 최정예 5명씩 15명이 사생결단을 펼치는 국제 연승전이 있다. 개인 토너먼트와는 전혀 느낌이 다른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이다.

지난 19년간 한국이 12번, 중국 6번, 일본 1번 우승했다. 팀 우승 상금을 5억원으로 대폭 올린 16회 때부터 중국이 4년을 독식하다 지난해 간신히 한국이 되찾아왔다. 올해는 16일 베이징서 1차전이 시작되고 11월(부산)과 내년 2월(상하이)의 2·3차전으로 마무리 짓는다.

조선일보

작년 농심배 광경. 신민준(오른쪽)이 천야오예를 꺾고 5연승 후 3개국 기사들이 어울려 복기하고 있다.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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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한·중 간 패권 다툼이 유력시된다. 한국은 랭킹 1위 시드(박정환)와 선발전 통과자(이세돌·최철한·안국현), 와일드카드(신민준)로 라인업을 짰다. 평균 연령 27.6세로 작년(21.4세)보다 6세 이상 높아졌고, 평균 랭킹(10.4위)은 전년(8.0위) 대비 2위 넘게 떨어졌다. 지표상으론 다소 약화된 느낌을 준다. 작년 '결승 타점'의 주역 김지석도 빠졌다.

열쇠는 이세돌(35)과 최철한(33) 등 두 베테랑이 쥐고 있다. 이 대회에 각각 5회, 9회나 참전했던 관록과 노련미가 발휘돼야 한다. 작년 선봉장으로 나가 6연승하며 우승 물꼬를 텄던 막내 신민준(19)도 든든하다. 안국현(26)은 삼성화재배 2연속 4강에 오르며 '중국 킬러'의 위명을 확인했다. 박정환(25)은 올해도 '철벽 수문장' 역할이 기대된다.

라이벌 중국은 톱랭커 커제(21)와 스웨(27) 구쯔하오(20) 판팅위(22) 당이페이(23)가 포진한다. 평균 연령 22.6세로 한국보다 약 5세 젊다. 농심배 통산 네 번 출전해 10승(3패)을 올린 중국 4위 판팅위가 중심 축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자국 랭킹 평균은 11.0위로 한국 팀(10.4위)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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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대표 각 5명의 상대국 기사 맞대결 성적표상으론 한국이 약간 열세로 나온다. 중국 대표 5명을 상대로 5할 이상 승률을 작성 중인 한국 기사는 박정환(27승 21패)뿐이다. 5명 대 5명 전적 합계서도 중국이 67승 62패, 승률 51.9%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별표 참조).

하지만 이 정도 통계적 열세는 두려울 게 없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연승 질주가 계속되는 이 대회 특성을 가장 잘 이용해온 나라가 한국이다. 올해 최다 연승자, 우승 결정자가 누가 될지도 주목된다. 복병 일본 팀은 이야마, 쉬자위안, 이치리키, 모토키, 시바노 5명으로 구성됐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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