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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스웨덴 대학생 “난민 추방 안돼” 비행기 착석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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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공항에서 난민 추방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의 한 대학생이 비행기에 탄 난민의 추방을 반대하며 좌석 착석을 거부하는 시위를 벌였다.

독일 일간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스웨덴 예테보리 공항의 한 비행기에서 예테보리 대학의 엘린 에르손(21)은 지난 23일(현지 시각) 해당 비행기에 탑승한 아프간 난민의 추방을 막기 위해 좌석 착석 거부 시위를 벌였다. 그는 아프간 난민을 비행기에서 내려줄 때까지 자리에 앉지 않겠다며 시위를 벌였고 비행기 이륙은 지연됐다.

조선일보

엘린 에르손이 아프간 난민 추방을 반대하며 좌석 착석 거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엘린 에르손 페이스북


스웨덴 예테보리의 아프간 난민 추방 반대 단체에서 활동하는 에르손은 다른 26세 아프간 난민의 추방 소식을 듣고 이를 막기 위해 해당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비행기에는 26세 난민 대신 다른 50대 아프간 난민이 스웨덴 당국 관계자와 함께 탑승해 있었다.

에르손은 50대 아프간 난민을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 과정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를 했다. 이 영상은 지금까지 341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승무원들이 에르손에게 좌석에 앉아달라고 얘기했지만 에르손은 완강히 거부했다. 일부 승객이 “스웨덴 법이 그렇다”고 하자, 그는 “이 난민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보낼 수 없다”며 “사람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결국, 에르손과 아프간 난민이 시위를 중단하면서 비행기는 이륙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법적 처벌은 불가피해 보인다. 스웨덴 항공법에 따르면, 기내에서 기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벌금형 또는 6개월까지 구금형에 처할 수 있다.

망명 신청자가 16만명에 달하는 스웨덴은 유럽에서 1인당 난민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엄격한 난민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극우성향의 스웨덴 민주당이 높은 지지를 받으며 반난민 정서가 퍼지고 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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