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EC)는 이날 회원국이 난민 1명을 받아들일 때마다 6000유로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밀입국하는 난민을 수용하는 회원국들의 부담을 나누기 위해서다. EU 집행위원회는 난민 신청을 중앙에서 처리하는 합동난민심사센터를 만들고 비용을 댈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반(反)이민 정책을 시행 중인 이탈리아의 극우 포퓰리즘 정부는 EU 집행위원회의 이런 계획을 비판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우리는 자선 지원금이나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EU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구에 도착해 구조선에서 내리는 이민자들. /로이터 |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 신청자 1명당 이탈리아 국민의 세금이 4만~5만유로 들어가는 것으로 본다. EU가 제안한 금액은 턱도 없을뿐 아니라 애초에 지원금을 달라는 입장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몰려드는 유럽의 첫 관문이다. 60만명이 넘는 난민이 이탈리아에 들어갔다. 지난달 이탈리아 정부는 수백여명이 탄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했다. 당시 살비니 장관은 “그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엽서에서나 이탈리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이탈리아 우선’을 내세워 연립정권을 구성한 이탈리아 정부는 EU의 ‘순진한’ 난민 수용 정책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실업률이 20%가 넘고 경제가 안 좋아 이탈리아 국민 사이에서는 난민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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