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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EU “회원국에 난민 한 명당 790만원 지급”…이탈리아 즉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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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4일(현지 시각) 지중해를 통해 들어오려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회원국에 난민 한 명당 6000유로(약 79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난민 유입으로 가장 골치를 앓고 있는 이탈리아는 EU의 계획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EU 집행위원회(EC)는 이날 회원국이 난민 1명을 받아들일 때마다 6000유로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밀입국하는 난민을 수용하는 회원국들의 부담을 나누기 위해서다. EU 집행위원회는 난민 신청을 중앙에서 처리하는 합동난민심사센터를 만들고 비용을 댈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반(反)이민 정책을 시행 중인 이탈리아의 극우 포퓰리즘 정부는 EU 집행위원회의 이런 계획을 비판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우리는 자선 지원금이나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EU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조선일보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구에 도착해 구조선에서 내리는 이민자들. /로이터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 신청자 1명당 이탈리아 국민의 세금이 4만~5만유로 들어가는 것으로 본다. EU가 제안한 금액은 턱도 없을뿐 아니라 애초에 지원금을 달라는 입장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몰려드는 유럽의 첫 관문이다. 60만명이 넘는 난민이 이탈리아에 들어갔다. 지난달 이탈리아 정부는 수백여명이 탄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했다. 당시 살비니 장관은 “그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엽서에서나 이탈리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이탈리아 우선’을 내세워 연립정권을 구성한 이탈리아 정부는 EU의 ‘순진한’ 난민 수용 정책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실업률이 20%가 넘고 경제가 안 좋아 이탈리아 국민 사이에서는 난민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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