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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신태용 감독 "스웨덴전 승리를 위해…몸부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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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SSIA 2018 ◆

매일경제

신태용 감독(오른쪽)과 주장 기성용이 러시아월드컵 첫 경기인 스웨덴전을 하루 앞둔 17일(한국시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준비 상황과 1차전을 앞둔 각오를 드러내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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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준비해온 결전의 날이 밝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볼가강과 오카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강의 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스웨덴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F조 첫 경기에 나선다. 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트릭'과 '스파이' 등 그 어느 때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이기면 모든 것을 얻고, 반대로 지면 모두 잃을 수 있다.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양 팀은 경기가 열릴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 나서 잔디를 밟으며 적응 훈련을 하고, 감독과 주장이 공식 인터뷰에 나서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인터뷰에서는 승리를 향한 양 팀의 뜨거운 감정이 분출됐다.

얀 안데르센 스웨덴 감독은 "준비 과정에 만족하고 부상자도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트릭은 없다"며 "지난 평가전 때와 비슷한 전술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이 1강을 형성하고 나머지 세 팀이 경쟁하는 구도가 아니냐는 질문에도 "축구는 바로 그 경기에서 결정된다. 경기가 끝나야 결과가 있는 것이니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하지만 화제를 모았던 양 팀의 정보전에 대해서는 "전력분석을 맡은 야콥손이 한국 분석을 하려고 훈련장을 찾았을 때 비공개인지 몰랐다. 그래서 멀리서 본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어떤 방법이든 오해가 있었으면 사과하겠다. 우리는 모든 경우에 상대를 분석한다. 작은 일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웨덴 선수들도 감독의 의지를 그대로 따랐다. 스웨덴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는 "한국에는 손흥민처럼 빠르고 좋은 선수가 많다. 팀 전체로 수비하는 우리의 전략 그대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코치진마저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센터 서클에 10장의 조끼를 4-4-2 형태로 늘어놓으며 자신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4-4-2 두 줄 수비'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전날 니즈니노브고로드로 넘어오면서 "베이스캠프에서 컨디션 조절이 잘됐다"고 만족했던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 다음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아 "평상시대로 담담하게, 우리가 준비했던 것을 잘할 수 있게끔 편안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월드컵이 처음이라고 걱정하시지만 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축적한 경험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여전히 전술에 대해서는 비밀을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우리 선발 라인업은 내일 경기장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스웨덴은 숨기고 싶어도 숨길 게 없어 있는 그대로 했다면 우리는 작은 것이라도 숨기고 싶다"고 말했다. 평가전 유니폼 등번호마저 바꾼 것에 대해서도 "짧은 식견이지만 유럽 사람들이 우리 동양인들 구분을 어려워하니 작은 혼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신 감독은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와 비기듯이 우리도 실력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실적으로 스웨덴의 높이와 수비력은 당장 바뀌지 않는다. 평균 신장 181.9㎝로 전체 32개국 중 19위인 한국 대표팀은 평균 신장 3위(185.7㎝)인 스웨덴에 비해 '낮은 팀'이다. 스웨덴 수비진 평균 신장은 이보다 더 큰 187㎝에 달하고, 반대로 장현수(FC 도쿄)와 김영권 등 한국 주요 수비진은 헤딩보다는 발밑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 불안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러시아 대표적 고도인 벨리키 노브고로드와 구별하기 위해 낮은 곳을 뜻하는 니즈니(Nizhnij)라는 명칭을 따로 붙여야 했던 니즈니노브고로드가 수로 교통을 이용해 물류 중심지로 거듭나며 더욱 큰 도시가 됐듯이, 한국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부터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재성(전북 현대) 등이 가진 스피드라는 강점을 살려 승부를 볼 전망이다.

다행히 한국 선수들 역시 평가전에서의 잇따른 졸전도 잊어가고, 무거웠던 몸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기자회견 이후 마지막으로 이어진 적응 훈련에서도 파이팅 등 흥을 돋우는 한국 선수들의 목소리가 2층까지 들려올 정도였다.

선수들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기성용(스완지시티)도 "주장으로서 책임감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하루 전날이고 선수들이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며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스웨덴이 월드컵 경험 있는 선수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많은 선수가 이미 월드컵을 잘 안다"고 말했고, 한국 붉은악마가 1500명 안팎인 반면 스웨덴 관중이 3만명을 넘길 것이라는 예측에도 "월드컵이니까 관중이 많이 차서 분위기가 좀 만들어지면 좋겠다"며 여유로움을 유지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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