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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제발 잘해라."
야구 경기가 시작되는 평일 오후 6시 30분, 그리고 주말 오후 5시. 두산 베어스 2군 코치진은 삼삼오오 TV 앞으로 모인다. 2군에서 1군으로 올려보낸 선수가 있는 날이면 중계 화면에 더욱 집중한다. 어느 선수든 2군에서 고생한 시간을 잘 알기에, 꼭 기회를 잡았으면 하는 진심 어린 응원을 보내기 위해서다.
강석천 두산 2군 감독은 "1군에 있을 때는 못 느꼈던 감정이다. 2군 코치들은 TV에 2군 선수들이 나오면 운전하다가도 멈춰서 응원을 한다. '제발 안타 하나만 쳐라, 한 타자만 막아라' 이런 마음으로 본다. 선수들도 우리 마음을 안다. 선수들을 올려보낼 때 '우리는 너희가 가서 잘하는 게 최고 좋은 일'이라고 이야기해 준다. 선수들은 1군 가면 애절하게 치고 던지는 게 보인다. 오늘 못 치고 못 던지면 내일이 없는 선수들이지 않나"라고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14일 이천 베어스파크는 또 다음 화수분을 꿈꾸는 선수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퓨처스리그 경기가 없는 휴식일이었지만, 오전 10시 외부 인사의 강연을 시작으로 저녁 8시까지 훈련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 있었다.
강 감독은 2군 지휘봉을 잡으면서 1군이 필요할 때 마땅한 선수를 올려보내는 걸 최우선 과제로 생각했다. 올해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부진 끝에 방출되고, 투수 쪽에서는 이용찬, 이현승, 김강률, 장원준, 유희관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하면서 2군 선수들을 1군에 올릴 기회가 조금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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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보낼 때는 기쁘지만, 다시 2군으로 내려오는 선수를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치 않다. 강 감독은 "2군에서 1군으로 도약하기 전에 침체기가 있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들은 차고 올라가야 하는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더 못 차고 올라가면 계속 1.5군 상태로 멈춰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군에 올라갔을 때 그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1.5군 정체기에 있는 선수들은 2군에서 코치들이 더 도와줄 게 없다. 그 시기는 코치들이 손을 대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1군에서 선수들, 선배들이 하는 걸 보고, 또 대화하면서 스스로 깨우치며 커야 한다. 자기 노력이 뒷받침돼야 1군에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부터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은 박건우를 예로 들었다. 박건우는 2009년 입단해 2군 생활을 벗어나기까지 8년이 걸렸다. 강 감독은 "(박)건우가 2군에서는 신 같은 존재였다고 들었다. 나가면 무조건 안타니까. 그런데 1군에서 안 돼서 자꾸 2군에 내려오니까 본인도 실망하면서 과도기를 겪었을 거다. 2016년에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가고, 기회를 잘 잡았다. 본인이 한계를 넘어서면서 차고 나간 케이스"라고 했다.
두산 2군은 15일 기준으로 49경기 16승 27패 6무로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최하위다. 그러나 두산은 퓨처스리그만큼은 경기 결과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좋은 선수들을 정성 들여 키우는 게 최우선 과제다. 강 감독은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선수들과 함께 합숙하며 화수분이 마르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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